"비보험 진료가 거의 없는 진료과목들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동네의원들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차등수가제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열린 제15차 대한이비인후과 개원의사회 학술대회 및 총회 축사 등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노환규 회장은 "정부는 저수가로 인해 보험진료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비보험 항목을 통해 보전하도록 하는 건강보험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비보험은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MRI등 비보험진료 등 대다수 대형병원에서 가용한 수단"이라면서 "때문에 동네의원들이 고사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특히 비보험 진료가 거의 없는 진료과목들은 더욱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동안 이비인후과는 하루 평균 125명 이상이 내원하는 반면, 비급여 환자가 많은 성형외과의 경우 급여로 잡히는 내원환자수가 0명으로 산정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동일하게 100명의 환자를 보더라도 급여과는 차등수가제를 적용받고, 비급여과는 예외로 되는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노 회장은 "이비인후과는 비보험 진료가 거의 없는 대표적인 진료과목"이라며 "때문에 이비인후과 의사들에게 저수가를 극복하는 방안은 '박리다매' 외 다른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노 회장은 "심평원이 주장하는 15분 진료기준을 맞춰 진료한다면 한국의 동네의원들은 모두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더욱이 정부는 박리다매라는 불가피한 수단마저도 차등수가제 즉 하루 진료 75명을 넘어설 경우, 환자 진료비는 절반만 지급하는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차등수가제를 적용해 환자 진료를 제한하고 있다"며 "75명을 넘어서는 환자의 진료비를 절반만 받는다고 진료의 시간이나 질, 그리고 의사의 책임이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비인후과가 차등수가제로 피해를 본 금액은 2003년 198억원, 2004년 188억원, 2005년 190억원, 2008년 200억원, 2010년 212억원, 2011년 143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차등수가제는 동네의원 의사들에게만 적용하고 있고, 대학병원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차등수가제도를 도입한 취지도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회장은 "의료의 질을 높이고자 도입한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라며 "정부(건강보험공단)가 저수가가 아닌 '정당한 진료의 대가'를 지급하고, 보험자와 의사가 다 함께 동의하는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 회장은 "동네의원들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차등수가제'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며 "의협은 차등수가제 폐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