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사상최대 흑자-차등수가제 폐지'
이비인후과학회·개원의사회 '고통 분담 아닌 피해 너무 커' 호소
2014.04.28 20:00 댓글쓰기

이비인후과가 건강보험 재정 흑자에도 불구하고 차등수가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반발하며 조속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이사장 태경[사진 右])·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회장 김익태[사진 左])는 28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건강보험 재정이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차등수가제는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학회와 개원의사회에 따르면 차등수가제는 급격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고통 분담차원에서 2001년 7월부터 5년간 한시적으로 운용하기로 협의하고 시행됐다.

 

의원급에서 의사 1인당 1일 평균 진찰 횟수 75건을 기준으로 진찰료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로 2010년 7월부터는 야간·공휴일 진료환자에 대해 차등 적용이 제외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2~3년 동안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기존 취지대로 폐지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다. 특히 차등수가제로 인한 피해는 유독 이비인후과에 집중되고 있다는 불만이 크다.

 

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 김익태 회장은 “이비인후과는 상기도 질환 치료 전문과”라면서 “정부에서 재정 안정을 위해 차등수가제를 신설해 운영한 이후 빈도수가 많은 이비인후과가 가장 많은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이비인후과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내원일당 진료비가 10개 전문과 중 8번째로 진료비가 낮을 뿐만 아니라 이마저도 차등수가제에 의해 일정 부분이 삭감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3년간 통계를 보면 차등수가제로 인해 매년 삭감되는 액수의 20~30%는 이비인후과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최근 6년 동안의 이비인후과 총 진료비 대비 차등 삭감액 비율도 역 2.5~3.9%로 보험급여수가 인상률과 유사사거나 이를 상회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이비인후과는 그 수요와 역할이 중요함에도 위축을 강요받고 있는 거의 유일한 전문과”라고 우려했다.

 

이로 인해 이비인후과의 경우 진료 의욕이 저하됨에 따라 자부심 하락,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우수 의과대학의 이비인후과 지원 감소, 진료과 위축 등의 부작용이 도미노처럼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익태 회장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목적이 제도 취지라면 의원급에만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현행 75명의 기준 역시 진료과목별, 진료부문별, 지역별, 계절적 요인별에 대한 고려없이 적용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피력했다.

 

더욱이 차등수가제 개선안 마련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할 의사협회가 내홍을 겪으면서 논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그는 “타과와 비교했을 때 차등수가제에 따른 이비인후과의 피해는 훨씬 크고 현실적인 부분이기에 연대가 쉽지 않다”면서 “의협 역시 현 상황에 이르다 보니 어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불필요한 규제 타파가 현 정부의 최대 키워드인 만큼 의료 정책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학회 태경 이사장은 “차등수가제로 인해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이 학회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면서 “불필요한 규제 완화가 사회적 이슈이니 의료계에도 이러한 부분을 검토해 규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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