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반발 한의사 '치매진단'···부대조건 '협진' 명시
복지부, 관련법 개정안 재입법예고···치매안심병원 의료진 기준도 변경
2021.06.23 06:1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치매안심병원 인력기준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포함시키는 것을 두고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자 정부가 한 발 물러섰다.
 
인정기준은 그대로 유지하되 한의사가 운영하는 치매안심병원에 대해서는 의사들과 협진체계를 갖추거나 치매 관련 의사를 채용토록 조건을 달았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치매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다시 입법예고,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이번 입법예고는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치매안심병원 인력기준과 관련해 우려 의견이 개진됨에 따라 복지부는 다시금 개정안을 마련했다.
 
재입법예고된 개정안을 살펴보면 일단 치매안심병원 지정을 위한 인력기준에 기존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외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포함시켰다.
 
논란의 쟁점이었던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포함은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복지부 장관이 협진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협진체계를 갖추거나 치매 관련 의사인력을 갖추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가진 한의사가 개설한 병원의 경우 의사와 협진토록 하거나 관련 진료과 의사를 의무적으로 채용토록 했다.
 
한방치료를 함께 받게 되면 기존에 복용하고 있는 약물과의 상호작용 등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료계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2월 입법예고 후 의료계에서 개진한 의견을 토대로 개정안 내용을 보완했다”며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가진 한의사가 개설한 병원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가진 한의사가 개설한 병원은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협진체계를 갖추거나 해당 의사인력을 채용해야 한다.
 
치매안심병원은 치매 진단과 치료‧요양 등 관련 의료서비스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병원으로, 일정 기준의 시설 및 인력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현행 규정으로는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명 이상의 의료진을 배치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채용해도 된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를 선언한 이후 한의사를 제도권 내에 편입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복지부의 입법예고 소식이 알려지자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 운동을 시작하는 등 집단행동에도 나섰다.
 
대한치매학회, 대한신경과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노인정신의학회 등 학계는 물론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신경과의사회, 대한정신건강의학회 등 관련 개원가 단체들도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치매환자는 뇌출혈, 폐렴, 뇌졸중 등의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높다”며 “반드시 현대의학 전문가의 세심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한의사 인정을 반대했다.
 
반면 한의계는 “치매환자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있다”며 의료계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병원급인 치매안심병원에서 양한방 협진을 진행할 경우 치매환자들의 빠른 회복과 사회복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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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권 06.23 08:57
    의대나 한의대나 전문적인 치료 영역이고, 치료접근도 다르다.

    이용하는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치매는 세심한 치료보다 세심한 돌봄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