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핵심 '의사과학자 육성' 공감
데일리메디, 정책 좌담회 개최···전문가들, 교육방식·일자리 등 해법 제시
2023.11.30 05:43 댓글쓰기

[최진호·이슬비 기자] 대한민국 필수의료 붕괴 이전에 이미 기초의학 붕괴가 있었다. 사상 초유 팬데믹으로 백신·치료제 주권을 확보할 의과학 기술 역량의 한계를 느낀 우리나라에서 ‘의사과학자’ 육성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의사과학자는 이제 국가 미래 먹거리를 좌우하는 초융합 인재상으로 부상했다. 미국에서 의대 졸업생 4%가 의사과학자가 되지만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1% 미만에 그치는 등 국내 인재들이 안정적인 임상 분야 진출을 선호해 기초의학·의과학 분야는 활로가 막힌 상태다. 데일리메디는 11월 29일 ‘의사과학자 양성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정책 좌담회’를 개최했다. 강대희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패널로는 △한희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학과장 △김철홍 포스텍 의과학대학원 책임교수 △이민구 연세대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단장 △신성식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각자 전통의대와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장점을 기반으로 의과학이 나아갈 방향으로 ‘다양성’을 꼽았지만 최근 뜨거운 이슈인 의대 증원 및 신설, 기존 전통의대 육성 틀 등에 대해서는 일부 이견도 있었다. [편집자주]


“연구 아닌 진료에 몰두하는 국내 의료환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의사과학자양성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대희 서울의대 교수(좌장)는 “의사과학자 양성은 변하는 의료체계 내에서 발전시켜야 하는 분야”라며 “의사과학자 양성 현 주소를 진단하고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희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고려의대 생리학교실 교수)은 대한민국에서 의료 분야가 ‘의학’이라는 학문으로서의 인식이 진료를 보는 ‘임상’에 비해 뒤쳐져 있다고 진단했다. 


한 이사장은 “코로나19라는 생소하고 치료제 없는 질병으로 의사과학자가 관심을 받았지만 그동안 의사들이 진료에만 매진한 탓에 의사과학자 기근이라는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의학을 개척하지 않고 열매만 지향하는 행태에 반성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의학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어 코로나19를 빠르게 극복했다.  의사과학자 양성은 물론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민구 연세대학교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단장은 어렵게 의사과학자가 된 이들이 활동할 곳이 적다고 봤다.


이에 의사과학자가 연구실을 떠나 임상으로 복귀하는 양상을 무조건 잘못됐다고 볼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이 단장은 “미국 의사과학자 10~20%는 환자를 진료하고 나머지는 과학기술을 접목해 수요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며 보람을 느끼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들이 80%를 연구하려고 하면 공급·지원하는 체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의대와 병원이 진료수익으로 경영을 유지하고 그 다음 연구, 교육 순으로 중점을 두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또 그는 “임상과 연구를 병행토록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군의관, 공중보건의사 외에도 ‘군 전문요원’이라는 의사과학자 유인 제도가 있는 만큼 이를 정비하고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  


과학기술의전원 왜 필요한가···“의학-공학, 병행 교육”


최근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은 의학과 공학을 융합한 커리큘럼을 통한 의사과학자 배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2009년 개원해 현재 184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의 김하일 학과장은 카이스트 과학기술의전원의 청사진을 공유했다.


배출 인재상은 ‘과학·공학을 기반으로 한 의학적 소양을 갖춘 자’다. 


김하일 학과장은 “의대 출신이 공대 대학원에 진학해 생명공학은 잘해도 기계·전산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힘들다. 처음부터 공학 교육을 함께 하는 새로운 도전을 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의과학대학원을 개원한 포스텍은 800병상 규모의 스마트병원 건립과 함께 8년 과정의 과학기술의전원을 추진 중이다. 지자체와 시민의 강력한 의지, 지역 의료계의 지지가 함께하고 있다. 


의공학자인 김철홍 포스텍 의과학대학원 책임교수는 “많은 학교가 의대생들에게 공학교육을 노출시킨다면 충분히 관심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기 보다 아예 처음부터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스텍은 이러한 관점에서 공학기반 연구중심 의대와 병원도 설립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며 “포스텍이 핵심 문제를 해결하는 ‘키(Key)’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 6년제 전환 앞둔 의학계 “의대생, 공학 교육 중요성 공감”


현재 기존 2+4 체제에서 통합 6년제로의 전환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는 의학계는 과학기술계의 새로운 의사과학자 모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일부 우려를 표했다.  


한희철 이사장은 “기존 의대 교육만으로 의사 육성도 빠듯하다. 의사를 만들어야 의사과학자를 만드는 것인데, 동시에 한다는 게 쉬워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공학 교육을 한다면 어딘가로 빠져나가야 한다. 예과를 없애고 통합 6년제를 시행하면 각 대학 특성을 살려 연구 분야를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구 단장에 따르면 현재 연세의대에서는 커리큘럼 중 유전체 분석·빅데이터 분석을 많이하고 저학년은 공대 교육을 이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는 “확실히 공대에서 데이터사이언스를 배운 학생이 도드라진다. 교수진도 이러한 교육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예비 의사과학자에게 기초의학을 제대로 가르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의사과학자 육성에 ‘수련병원’은 핵심 인프라다. 이민구 단장은 “지방 의대 설립을 통한 수련병원 운영은 한계가 있다”며 “대전, 포항에 병원을 세워 일반환자를 보는게 합당한가”라고 우려했다. 


“연구하는 의사는 어디에”···국민 인식 제고 필요성 


국민 인식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성식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임상연구자에 대한 인식 제고 필요성을 지적했다. 


신성식 논설위원은 “세간에 병원장은 잘 노출되지만 의대 학장은 잘 안 보이고, 임상교수와는 많이 만나지만 연구하는 의사들은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게 일반적”이라고 평했다.


이어 “개원 후 몇 년 간은 적자가 불가피해 보이는 포스텍의 스마트병원을 포항시가 보전해주는지, 대전에 충남대병원이 있는데 카이스트가 또 병원을 설립하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가체계 등 큰 문제가 있는데, 기존의대와 신설의대 중 무엇을 택하느냐는 협소한 문제다. 카이스트와 포스텍은 우리나라의 큰 자산인 만큼 공동병원 설립 및 대형병원과의 협업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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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기네 12.04 19:42
    참 한심한 짓들 허구있네. 피부성형 안하고 누가 뭘 연구한다고 참 내
  • 장석주 12.01 10:46
    대한민국의 발전을 지금까지는 공학에서  이끌어 주었다. 당시는 당연히 그곳으로 인재들이 모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의학이 인재들을 빨아당기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이것은 어쩔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대한민국의 먹거리는 의학에서 맡아주어야 한다. 임상은 원시시대부터 있어온  일이다. 연구토대를 튼튼하게  만들어서 조선, 전자, 반도체와 같이 의학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산업을 만들어가야한다. 의사들이 자신들의 탐욕은 조금 내려놓고 대한민국을 살리고 세계에 기여하는 사람들이 되시기 바란다.
  • 현재 12.01 06:52
    미래님 말에 동감~  다들 너무 돈돈하고 산다. 그러니 미래님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인류에 기여하고 후대에 대한 책임의식 갖고 직업을 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국민인식교육은 우리 국민의 대부분인 '돈벌이만 생각하는 보통 직장인'이 먼저 바뀌는게 다른 후세대들에게 귀감이 되어 인식변화가 쉬울테니까요.
  • 미래 12.01 06:01
    소시민님 말에 동감~ 그 5명이 의사과학자가 될거고 10년이면 50명 20년이면 100명..이들이 의과학을 이끌겠죠 원래 1명이 100000명을 먹여살리고 발전시키는거니..수가조정도 하고 비급여 부분도 나라에서 일부 관리하고 그러면 '돈벌이만 생각하는 직업의사가' 좀 줄려나요? 국민인식교육도 필요~ 너무 돈돈하고 사네요 다들~ 후대에 대한 책임의식, 인류에 대한 기여.. 이런게 가치있는거란걸 가르칠필요가 있으~~
  • 소시민 12.01 05:24
    의대정원 2천명 늘리면 1500명은 피부나 성형기술자가 될거고. 495명은 안과 정신과 재활의학과 등의로 갈것이고 5명 정도만 의사과학자가.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