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디 짠 인공와우 급여, 난청환자 속 탄다
서울대병원 오승하 교수, 제한적 급여 문제점 지적…"비용 부담에 치료 포기"
2022.09.07 07:09 댓글쓰기



국내 난청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인공와우의 제한적인 급여정책이 환자들의 접근성을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이과학회는 지난 6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제56회 귀의 날(9월 9일)을 맞아 대국민 귀 건강 포럼을 개최하고 인공와우 급여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교수(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 이사장)는 “반쪽짜리 인공와우 건강보험 정책으로 상당수 난청환자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난청환자 수는 고령화와 함께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2019년 기준 총 환자 수가 60만명 이상이다. 


보청기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고도 이상의 감각 신경성 난청환자는 인공와우(인공달팽이관)가 청력을 제공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오승하 교수는 "난청환자가 적잖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관심과 지원은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인공와우는 제한적 급여로 환자 상당수가 치료 혜택을 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에서 인공와우 보급률이 높지 않은 이유로 ‘고가의 치료비’를 꼽았다.


그는 “기기가 고가이고 한 차례 급여로 수술을 받는다 해도 지속적으로 재활이나 기기유지를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이러한 이유로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현재 인공와우 급여 적용대상은 ▲2세 미만의 경우 양측 심도(90dB) 이상의 난청 환자로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 착용에도 청각기능 발달에 진전이 없을 때 ▲2~19세까지는 양측 고도(70dB) 난청 이상이면서 보청기 착용과 집중교육에도 언어능력이 발달하지 않을 때 ▲19세 이상 성인은 양측 고도 이상 난청환자면서 문장 언어 평가가 50% 이하인 경우만 해당된다.


오승하 교수는 “소아는 양측 난청이 비대칭형으로서 보청기와 인공와우가 모두 필요한 경우 급여지원을 받으려면 양이 모두 고도 난청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언어를 배워야 하는 영유아기의 비대칭형 난청에서는 나쁜 쪽에 조속히 인공와우를 하지 못하면 언어발달에 심대한 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와우 외부기기, 외국 5년에 한 번, 한국은 단 한 번"


오 교수는 주기적인 교체가 필요한 인공와우 외부기기 지원 또한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와우는 수술로 이식해 주는 내부기기와 수술 후 귀 뒤에 착용하게 되는 외부기기 등 두 세트로 구성된다. 


내부기기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평생 사용할 수 있지만 외부기기는 핸드폰이나 보청기같이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정 기간 간격으로 새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급여체계에선 외부기기 교체를 한 번만 지원되기 때문에 환자 부담이 크다.


오 교수는 “기능 문제를 떠나 기존 제품이 단종 돼 수리가 불가능하거나 파손·분실했을 때도 이미 1회 지원을 받은 이후라면 큰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 인공와우가 보험이 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외부기기도 5년 정도에 한 번씩 교체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인공와우의 제도적 문제점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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