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꿀잠을 방해하는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연구결과를 내놨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은 최근 장기간의 수면무호흡증이 성인 뇌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 대규모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수면무호흡증 조기 발견 및 치료 관련 정책을 만드는데 활용될 전망이다.
‘수면무호흡증’은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거나 상기도가 자주 좁아지면서 호흡을 방해하는 수면장애 증상으로, 수면의 질을 낮춰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는 증상이다.
문제는 수면 중에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는 이를 인지하기가 어렵고 이에 장기간 방치할 시 치매 및 인지장애를 유발한다.
심할 경우 고혈압,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수면무호흡증 연구는 추적/관찰기간이 짧거나 연구 대상이 적은 경우가 많아 장기간 이어질 때 환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밝혀낸 연구는 아직 없었다.
이에 윤창호 교수팀은 장기간/대규모 추적관찰을 통해 수면무호흡증이 성인 뇌구조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자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는 성인 1110명을 ▲정상군 ▲호전군 ▲발생군 ▲지속군으로 분류해 4년 간격으로 뇌 MRI와 신경인지검사 결과를 비교 및 분석했다.
연구결과 수면무호흡증 발생군에서는 집중력과 시각정보처리 기능과 관련 뇌영역에서 손상을 확인한 반면에 수면무호흡증 호전군에는 손상된 시각기억 경로의 회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수면무호흡증 지속군에서는 시각기억과 관련된 뇌손상이 발견됐으며, 이러한 변화는 60세 이상과 남성에게서 더욱 잘 드러났다.
호전군에서는 시각기억 경로의 회복(노란색)을 확인했으며, 생군과 지속군에서는 시각기억 관련된 부위의 뇌손상(파란색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수면무호흡증을 조기발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뇌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치매 등 인지장애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부분 경증임에도 불구하고 인지저하 및 뇌손상이 확인된 만큼 기존에는 중증 수면무호흡증만 치료했다면 이제는 경증 수면무호흡증도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초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장기간 관찰함으로써 수면무호흡이 뇌기능과 뇌백질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낸 점에서 높은 학술적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수면무호흡증 조기 발견 및 치료 방안 정책 수립시 참고된다.
윤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 것을 확인했다”며 “치매 및 인지장애 발생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서 발행하는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