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준으로 고혈압 전(前) 단계에 해당하는 수축기 혈압이 120 ~ 139mmHg인 사람들도 심혈관계 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서 관심을 모은다.

이문규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와 서성환 동아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 유전체역학조사(KHGS)’에서 연구대상자의 고혈압 진단 기준을 미국과 같이 강화해서 관찰했다.

미국심장학회 및 협회는 지난 2017년 고혈압 기준을 수축기 혈압 130mmHg 이상으로 변경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을 고혈압으로 본다. 연구는 40세 이상 70세 미만인 1만38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수축기 혈압 130mmHg 인 경우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정상인(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보다 76.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심근경색을 일으키는 관상동맥질환 위험 또한 80.7% 늘었고 사망 위험도 81.7% 증가했다. 이는 연령, 성별, LDL 콜레스테롤, 허리 둘레, 흡연력, 공복혈당 등 심혈관계 질환의 잠재적 위험 요소를 반영한 결과다.
 

심지어 혈압 정상 수치를 조금 넘어서지만 고혈압은 아닌 120mmHg 이상 129mmHg 이하인 경우에도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은 50.6%,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은 47.2% 높게 집계됐다.
 

연구팀은 “미국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라 혈압이 정상 기준을 벗어난 경우 발생 가능한 위험을 확인한 연구”라며 “국내 기준으로 고혈압 전(前) 단계라 하더라도 조기 관리와 치료를 통해 발생 가능한 위험을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CARD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승원 기자 (origin@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