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운영 중인 내시경 세부전문의 제도가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한의학회 정규 세부전문의 진입과 함께 수가‧의료분쟁 등에서 실제 도움이 될 만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 및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성훈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0일 열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제65회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현재 소화기내시경학회가 운영 중인 내시경 세부전문의 제도가 기타 다른 유사 세부전문의 제도 대비 잘 갖춰져 있는데도 아직 대한의학회 정식 세부전문의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계 및 학계, 국민 인식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부전문의 제도는 학문 및 의료기술 발달과 의료인 개인 발전 도모를 위해 2004년부터 마련한 제도다. 현재 수부의학과 소아심장학, 중환자의학, 외상학, 소아응급의학 등 5개 영역이 대한의학회의 정식 세부전문의로 등록돼 있다.
또한 의료계 여러 학회에서도 같은 이유로 세부전문의와 비슷한 유사 세부전문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행 세부전문의 제도가 영역적 한계로 고도로 세분화된 진료환경에 대해 반영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유사 세부전문의는 각 학회별로 세부전문의, 인증의, 인정의, 지도인정의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27개 학회 30개 유사 세부전문의가 운영 중이며, 소화기내시경학회의 내시경 세부전문의도 이중 하나다.
최 교수는 “유사 세부전문의의 경우 고도로 세분화된 현대의학에서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검증 제도로서 장점이 있다”며 “다만 이에 대한 관리가 부족할 경우 검증되지 않은 전문가가 자격을 획득하고 오용할 우려가 있는데, 내시경 세부전문의의 경우 취득 자격 및 기준 등 측면에서 비교적 관리가 잘되고 있는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내과학회, 소화기학회 등 여러 유관학회와의 문제와 함께 세부전문의 인정의 실질적 효과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의료계와 학회, 국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윤나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내시경 세부전문의는 2017년 취득률이 70% 초반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95%에 육박했다. 그러나 5년 이후 갱신율은 50%대에서 답보 중이다. 세부전문의 자격이 갖는 지속적인 가치 창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화기내시경학회 소속 의료진들은 대한의학회 세부전문의 인정을 위한 세부적 노력과 함께 수가 및 의료분쟁 등에서 실질적인 이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선영 전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현재 2009년 이후 우리만의 데이터가 없다는 점이 (대한의학회 세부전문의 인정의) 가장 큰 과제”라며 “단기간이라도 실효성을 입증할 만한 데이터를 마련해야 한다. 대장내시경 시범사업이 확대되는 만큼 내시경 세부전문의가 검사 질이나 만족도 측면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시경 세부전문의 자격 획득 시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으로 인정받고 관련 의료 분쟁에서 일정 부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방어권을 확보해야 한다”며 “속물적일 수도 있겠지만, 의료계 관심을 끌어내려면 경제적 뒷받침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의료진 보호 및 수가 인정 측면에서 세부전문의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학회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