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채용
유전성 난청 발생 기전·라파마이신 효과 확인
세브란스 이비인후과 최재영·정진세 교수팀, OSBPL2 유전자 돌연변이 관련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세브란스병원은 최재영·정진세 이비인후과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지헌영 약리학교실 교수 등 연구팀이 OSBPL2 유전자 돌연변이가 유전성 난청을 유발하는 기전과 그 치료 약물인 라파마이신(rapamycine) 효과를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OSBPL2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난청은 10대 중후반에서 발병하며 나이가 들수록 청력이 감소하는 진행성 난청이다. OSBPL2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난청을 일으킨다는 것은 2015년 처음 보고됐지만, 그 원인이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OSBPL2 유전자가 없는 쥐에서 난청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OSBPL2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과발현되는 유전자 변형 쥐에서는 난청이 생긴 것을 포착했다.
돌연변이 과발현 쥐를 통해 OSBPL2 유전자 특성도 밝혔다. 정상적인 유전자 단백질이 주로 세포 내 소기관인 소포체에 분포하는 것과 달리 OSBPL2 유전자 돌연변이 단백질은 귀에 있는 세포의 자가포식체에 축적됐다.
이에 따라 체내 세포가 자체적으로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자가포식체 기능이 억제돼 난청이 발생하는 것이다.
면역억제제인 라파마이신은 세포의 자가포식체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라파마이신을 돌연변이 과발현 쥐에 주입했다.
그 결과 OSBPL2 유전자의 돌연변이 단백질이 귀에 축적되는 양이 주입 전과 대비해 50% 이상 줄었다. 또 돌연변이 과발현 쥐의 청력 손실도 억제됐다.
이어서 OSBPL2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난청 환자 5명에게 라파마이신을 주입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난청과 이명이 동반된 2명의 환자에서 두 증상이 모두 완화, 유전성 난청 치료제로서의 라파마이신 사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최 교수는 “연구를 통해 OSBPL2 유전자의 돌연변이 단백질이 귀에 있는 세포의 자가포식체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유전성 난청이 발생한다는 것을 밝혔다”며 “또 유전성 난청에 대한 라파마이신 효과를 입증한 만큼, 유전성 난청 질환 극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오토파지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