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래 진료 길고 짧음보다, 몇 분안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가 환자 만족을 좌우한다는 분석이 나와 흥미롭다. 특히 설명의 명확성과 환자 불안을 다루는 감정적 지지가 만족도 향상에 핵심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종남 원광대 복지‧보건학부 교수와 김수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보장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3년 실시한 ‘의료서비스 경험조사’ 자료를 활용해 만 20세 이상 외래진료 경험자 9055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의료제공자 설명 방식, 질문 기회 제공, 환자 의견 반영, 불안에 대한 공감, 대화량 등 다섯 가지 의사 소통 특성과 의료서비스 만족도 간 관계를 구체적으로 검토했다.
전체 응답자 중 외래서비스 이용 경험이 없는 이들을 제외하고 분석한 결과, 의사 소통을 긍정적으로 경험한 집단에서 만족 비율이 뚜렷하게 높았다.
특히 ‘알기 쉬운 설명’은 만족도와의 연관성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검사·치료 필요성과 효과·부작용을 알기 쉽게 설명했는가’라는 항목을 분석했는데, 설명을 이해하기 쉽게 들었다고 답한 집단에 비해 그렇지 않은 응답자는 외래진료에 만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1.6배 높았다.
연구팀은 “진료 중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사용할 경우 환자의 이해도가 저하돼 혼란과 불안을 초래하고, 결국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안 공감’ 역시 만족도와 유의미한 관련이 있었다. ‘담당의사가 당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불안에 공감했는가’란 질문에 ‘그렇지 않았다’고 답한 경우 진료에 만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1.57배 증가했다. 연구진은 공감적 반응이 환자의 막연한 불안감을 완화하고, 상담의 질을 높여 긍정적 진료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충분한 질문 기회는 만족도와의 관련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충분한 질문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일부 환자들은 의료진 전문성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 질문을 회피할 수 있다”며 “설명 중심 수동적 역할에 익숙한 환자가 많아 질문 기회의 존재가 곧 만족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성별에 따라 의사 소통 요소 영향력이 달라진 점도 눈에 띄었다. 여성의 경우 ‘불안 공감’이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고, 남성은 ‘환자 의견 반영’이 유의미한 요소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여성은 정서적 지원과 관계적 측면을, 남성은 해결 중심적 대화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진료시간 길이’ 자체는 만족도에 유의한 차이를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충분한 대화 여부는 만족도와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서두르는 인상을 줄 경우 환자는 상담이 충분하지 않다고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담 시간 절대량보다 ‘체감되는 대화 질(質)’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의료서비스 만족도 향상을 위해 “명확한 정보 전달과 감정적 지지 등 환자 중심 의사 소통 전략을 적용하면서 성별에 따른 의사 소통 특성 차이를 반영한 맞춤형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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