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의대, 부실교육 이어 사학비리 '설상가상'
광주지검, 설립자 등 1000억대 횡령·착복 혐의 기소…전남지역 사상 최대 규모
2012.12.26 20:00 댓글쓰기

서남대 설립자와 총장 등이 교비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부실 오명으로 얼룩진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이 또다시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특히 남광병원은 재무회계를 불법적으로 관리하는 공간으로 사용됐으며, 의대를 유지하기 위해 횡령한 교비 일부는 병원 운영비로 쓰여졌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은 26일 서남대를 비롯 5개 대학을 설립해 1000억원대 교비를 횡령ㆍ착복한 설립자 이모씨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관련자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남지역 사상 최대 규모의 사학재단 비리사건으로써 문어발식 학교 운영의 전형으로 꼽히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부속병원 입원실을 법인기획실로 활용하고, 이곳에서 각 대학과 대학 공사비 절감을 위해 설립한 건설사의 재무회계를 통합하는 등 조직적 관리를 해 왔다는 점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광주 소재 남광병원 6층 8개 입원실에 법인기획실을 만들고, 전국적으로 분산돼 있는 5개 대학과 건설사의 회계를 통합 관리했다.

 

설립자 이모씨는 병원에 몰래 설치한 법인기획실에 매일 출근하며 모든 업무를 직접 지시하고 결재했다.

 

교비를 횡령해 형사처벌을 받은 1998년 12월 이후 학사 관련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음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학들을 완벽하게 장악, 운영해 온 것이다.

 

그 밖에도 차명계좌와 소액 쪼개기 인출, 자금 돌리기 등을 이용해 다양하고도 치밀한 자금 세탁을 해 왔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모씨는 4개 대학 교비 898억원, 건설사 자금 106억원 등 모두 1004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외에도 교직원들의 대출금 및 각 학교법인 기본자산인 정기예금 등을 수시로 인출하는 방법으로 570억원을 조성해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통합회계방식으로 조성한 돈 중 534억원은 이른바 전입금 명목으로 일부 대학에 지원됐으나 이는 사학발전 용도가 아닌 교비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횡령한 교비는 현금 등 개인 사용, 대출원리금 상환, 부동산 매입, 벌금 및 변호사 비용 등으로 쓰인 가운데 일부는 병원 운영비로도 흘러들어갔다.

 

서남대남광병원 및 서남대병원은 종합병원임에도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급받는 월 요양급여비가 3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도의 실적부진 상태다.

 

이에 따라 서남대 의과대학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서남대남광병원 등에 214억원을 사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횡령자금 중 사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밝히는 등 계속 수사할 것”이라면서 “그 결과를 토대로 교과부에 사학재단 교비 집행을 체계적으로 관리ㆍ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건의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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