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의료소송 '문서 제출 명령제' 추진
명령 거부땐 원고쪽 주장 인정…입증 책임 '의료계' 촉각
2014.11.30 22:59 댓글쓰기

대법원이 재판 시작 전 증거 수집을 위해 법원에 증인신문·검증·감정·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의료기관 등이 문서제출명령을 거부하면, 재판부는 원고 측 주장이 진실하다고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한다. 사실상 의료기관이 의료사고 입증책임을 안게 돼 의료계의 반발의 예상된다.

 

이는 30일 대법원이 상고법원 추진을 앞두고 사법·재판 신뢰를 높이겠다며 내놓은 ‘사실심(1·2심) 충실화 마스터플랜’ 중 일부다.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가 시행되면 원고는 재판 시작 전 증거 수집을 위해 법원에 증인신문·검증·감정·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대법원은 민사소송 등에서 일반 시민들이 기업이나 의료기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충분한 증거나 자료가 없어 절차상 불평등을 겪는 만큼 재판 시작 전 증거수집을 위한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따라 의료기관이 진료기록을 내면 전문심리위원이 참여해 증거조사를 한다.

 

조사된 자료를 기반으로 화해조정이 이뤄지거나, 소송이 진행되면 그대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만일, 의료기관이 문서제출명령을 거부하면, 재판부는 소송에서 원고 측 주장이 진실하다고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이는 법원의 문서제출명령 권한을 한층 강화시킨 것으로, 기존에는 명령에 불응해도 의료기관 측에 별다른 불이익이 없었다.

 

이는 분쟁 당사자가 입수하기 어려운 증거를 확보할수 있는 방안으로 영미식 디스커버리 제도, 독일식 독립적 증거조사절차를 참조해 마련된 것이다.

 

대법원은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가 도입되면 피해자의 피해구제가 가능해지고 분쟁 해결 기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대법원은 재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의료·건축 등 전문 분야 재판 시 의사·건축사 등이 참여하는 ‘전문심리관’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전문심리관들은 심리에 참여할 뿐 아니라 재판부 합의 때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현재 법원은 진료기록·문서·부동산 감정인의 의견은 증거자료로만 참고하고, 전문 심리위원의 의견은 보조자료로만 활용한다.

 

법원은 전문가 풀(Pool)을 구성해 한 사람씩을 위촉하는 방식으로 전문재판부를 구성키로 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안을 가지고 내달 5일 개최되는 전국 법원장회의에서 세부 개선방안을 논의한 후 확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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