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역대 선거와 의사총장 가능성
23년 직선제 후 간선제 전환···구성원, 순위 변화 민감
2018.05.28 11:34 댓글쓰기
27대 서울대학교 총장 선출 작업이 막바지에 들어갔다. 서울대학교 이사회는 내달 18일 후보 3명에 대한 면접을 치른 후 당일 바로 신임 총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물론 이사회가 선출한 총장은 교육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사실상 확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때문에 모든 시선은 이사회로 쏠려 있는 상황이다. 앞서 치러진 총장선거추천위원회와 정책평가단 선거에서는 의과대학 강대희 교수와 기계항공공학부 이건우, 이우일 교수가 각각 1, 2, 3순으로 이사회에 추천된 상태다. 무려 35년 만에 총장 탄생을 고대하는 서울의대는 강 교수의 1순위 추천 소식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역대 서울대학교 총장선거 반추를 통해 두 번째 의사총장 탄생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편집자주]
 
서울대학교 총장은 대한민국 학문 분야의 수장에 비유된다. 명실상부한 상아탑의 정점이라는 수식어도 동반된다.
 
수 많은 국무총리와 주요 부처 장관을 배출하는 등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시점마다 비중 있는 역할을 해왔지만 초창기부터 서울대 총장의 위상이 오늘날과 같지는 않았다.
 
1946년 국립서울종합대학안이 발표되면서 서울 각지에 흩어져 있더 경성법학전문학교, 경성의학전문학교 등이 통합돼 오늘날의 서울대학교가 출범했다.
 
당시 시대상을 대변하듯 1대 총장은 미군정에 의해 워싱턴 스프링스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해리 B 앤스테드 미군 대위로 결정됐다.
 
해방 후 민족주의 감정이 거센 상황이었던 만큼 외국인 총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셌다.
 
2대 이춘호 총장부터는 이사회에 의해 총장이 선출됐다. 물론 서슬 퍼런 정권 시절에는 사실상 정부가 총장 선출권을 쥐고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수 총장들은 학자로서의 양심을 지켰다.
 
1987년 민주화 분위기가 전 사회에 확산되면서 직선제 논의가 시작됐고, 1991년 서울대학교 개교 이래 처음으로 직선제 총장선거가 치러졌다.
 
김종운 교수를 시작으로 이수성, 선우중호, 이기준, 정운찬, 이장무 교수가 직선제를 통해 서울대 총장에 당선됐다.
 
직선제 도입 당시에는 민주화 요구가 거센 시점이라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점차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지나친 선거 정치화와 총장의 독립성 문제가 지적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결국 간선제로의 전환을 이끌어 냈다. 서울대 총장은 2011년 국립대학법인 출범을 계기로 교수들이 선출하는 직선제에서 이사회가 결정하는 간선제로 바뀌었다.
 
물론 기존 교직원의 투표로 선출된 후보자 중 이사회가 낙점하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오롯이 교수들에 의해 총장이 선출되는 직선제는 도입 23년 만에 막을 내렸다.
 
간선제 총장의 첫 주인공은 법과대학 성낙인 교수였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교직원 추천 순위에 어긋난 결정이 내려지며 서울대는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다.
 
당시 이사회가 2순위 후보였던 성낙인 교수를 총장으로 낙점하자 교수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서울대학교 교수협의회는 이사회 결정에 분노해 비상총회를 소집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비상총회를 소집한 것은 1987년 이후 27년 만이었다.
 
물론 당시는 19805.17 계엄령 선포로 휴면상태였던 교수협의 재건을 위한 회의였던 만큼 학내 문제로 비상총회가 열린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교수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성낙인 교수는 논란 속에 총장으로 임명됐다.
 
다만 이후 총장 선출방식 개선 여론이 고조됐다. 결국 지난해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생들이 총장선거에 참여하는 방식을 도입, 이번 선거에서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총장추천위원회와 학생들이 참여한 정책평가단 투표에서는 강대희, 이건우, 이우일 교수 순으로 최종 후보 3인에 낙점됐다.
 
최대 관심사는 이사회의 결정이다. 지난 2014년 총장 선출 당시 2순위 후보에게 총장 자리를 허락하며 학내 구성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던 전례가 있는 만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이번 선거에는 서울대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생들까지 총장 선출에 참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사회가 여론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편 서울대학교 이사회는 오는 618일 강대희, 이건우, 이우일 교수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후보 당 20분 발표, 30분 질의응답 등 50분씩 배정한다.
 
면접 후에는 이사진 토론을 거쳐 재적이사 과반수 득표 후보자를 총장으로 최종 선출한다. 총장 임기는 오는 720일부터 4년 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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