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직장 내 괴롭힘’ 내용을 포함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 16일 시행된 가운데, 고용노동부(고용부)가 전공의도 해당 개정안의 적용 대상이 되는 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이 전공의도 해당 근기법 개정안 적용 대상이 되는 지 문의한 데에 따른 조처다. 전공의는 근로자이면서도 피교육자라는 ‘이중 신분’을 가지고 있다.
26일 고용부 관계자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法)과는 별도로 근기법 개정안이 전공의에게도 적용되는 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며 “내달 초에는 검토를 마치고 대전협에 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전공의법에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규정이 포함돼 있느냐 여부다. 전공의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내용이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지만, 고용부가 비슷한 조항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근기법 개정안에 앞서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근로자라면 근기법 개정안 적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추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전공의법이 근기법 개정안보다 우선 적용 여부에 대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공무원도 대법원 판례상 근로자로 보지만, 공무원 관련 규정에 우선 적용 받는다”며 “전공의법에 괴롭힘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지 않지만, 해당 법에 (직장 내 괴롭힘과) 유사한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은 전공의도 근기법 개정안 적용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근기법 개정안은 폭행·성범죄 등을 넘어 직장 내 괴롭힘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전공의법에 포함시키거나 근기법 개정안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11조의 2(폭행 등 예방 및 대응지침)는 수련과정에서 전공의에 대한 폭행·폭언·성희롱·성폭력 등에 대한 예방 및 신속한 처리·피해 전공의 보호 등에 대해 명시하고 있으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근기법 개정안은 폭행·성희롱 등을 넘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며 “보건의료계에는 괴롭힘이 존재할 수 있고, 전공의도 ‘근로자性’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해당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과 유사한 조항이 전공의법에 있기 때문에 근기법 개정안 적용을 ㅂ다을 수 없다면 전공의법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한다”며 “근기법 개정안으로 우선 적용하고, 추가적으로 전공의법이 보완된다면 그때 전공의법을 적용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