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외과 의사들이 암의 크기가 작으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일부 갑상선암 비전문의들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암(癌) 전이 위험 수준에 따라 수술해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는 13일 갑상선암의 수술적 치료 권고안 확립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올해 초 시작된 갑상선암의 과잉진료 등 논란을 잠재우고 수술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다.
‘갑상선암은 모두 수술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연자로 나선 정기욱 울산의대 교수는 “해외 어떤 가이드라인에서도 수술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의 경우 수술을 권고하는 고위험군은 결절 크기가 아니라 1대 이내의 가족력, 방사선 노출 경험, 발생부위와 같은 위험 요소를 함께 고려해서 정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은 실무위원들이 살펴본 해외 가이드라인을 보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에 선정된 해외 가이드라인은 총 11개로 EMBASE, PUBMED, KOREAMED를 기본 DB로 하여 가이드라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국 비영리단체 NGC, NICE를 추가해 검색한 결과다.
11개 가이드라인 모두 고위험군에서 수술하도록 권고했다. 또 조직을 직접 채취, 암을 확인하는 미세침검사(FNA)에 대해서는 0.5cm 이상에 대해 실시하거나 모두 하는 것으로 나라별로 각각 상이했다.
정 교수는 이 같은 해외 미세침검사 기준에 대해 “단 1cm 이하의 만져지지 않는 병변이라도 크기와 상관없이 암 전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며 “크기가 전부가 아니라 그 외 요소를 고려해 아주 작은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판단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소개된 11개 가이드라인 중 AACE, ATA, BTA, GAES, NCCN을 제외한 6개가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돼 해외 가이드라인의 신뢰성 부족과 암을 관찰하도록 권고하는 기준 자체가 애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갑상선암의 경우, 다른 암에 비해 진행이 느린 경우가 많아 정확한 통계 분석은 20년 이상의 추적 결과가 있어야 가능하다. 때문에 코호트연구나 무작위 대조실험을 근거로 하는 가이드라인이 한 건도 없는 현실이다.
윤정한 회장은 “우리도 10년 이상의 데이터가 축적됐다”며 “우리나라 갑상선암 원인이나 생리가 미국, 유럽과는 또 다른 면이 있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 있는 내분비외과 의사들 의견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