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추락에도 응답 없는 복지부
수가 인상 등 2년 전과 유사한 정책지원 요구에 '검토' 답변 반복
2016.02.24 07:45 댓글쓰기



2014년 2월14일 비뇨기과 위기대책 토론회장이 2016년 2월 23일 그대로 재현됐다. 정부는 2년 전과 비교해 담당자만 바뀌었을 뿐 유사한 답변을 되풀이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한 '비뇨기과 위기극복을 위한 국회 토론회'는 비뇨기과 전문의들의 사이에 팽배한 위기감과 절실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자리였다.
 

전공의 지원율은 2010년 82.6%에서 2011년 54.9%로 떨어진 이후 정원을 줄여왔음에도 지난해에만 87명 정원에 40.2%로 살짝 반등했을 뿐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2016년도의 경우 정원 82명에 24명이 지원해 지원율은 29.3%를 기록했다. 26개 전공과 중 최하위다.


지원율 하락은 당장 전공의 공백현상으로 드러났다. 비뇨기과학회 이상동 수련이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78개 수련병원 중 전공의가 1명도 없거나 1명만 근무하는 곳이 64.1%인 50곳에 달했다. 더구나 수도권 쏠림 또한 심했다.


이 이사는 "비뇨기과만이 상대적으로 추락만 하고 있다. 이미 지방의료체계는 붕괴됐다"며 "비뇨기과 수련교육은 무너지고 학문자체의 단절될 위기이며 국민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수련병원들 맥을 끊어가며 2017년부터는 정원을 50명으로 줄여 모집할 예정"이라며 "뼈를 깎는 고통으로 정원을 줄이지만 정원조절로 회복되는 전공의 지원율이 의미가 있겠냐"면서 정부 지원의 절실함을 표현했다.


이어 발표한 학회 이영구 부회장 겸 보험정책사업단장은 이 같은 추락 원인을 크게 ▲전문의 취득 후 저조한 수익 ▲타 진료과목의 영역 침범 ▲불투명한 미래 등 3가지로 꼽았다.


이어 ▲수술・처치 30% 수가가산 ▲체외충격파쇄석기 설치 시 비뇨기과 전문의 포함 ▲요양병원 8개과 전문의 가산폐지 또는 비뇨기과 포함  ▲배뇨일지・CIC(간헐적자가도뇨) 교육행위수가 신설 ▲전공의 처우개선을 위한 정부지원 등을 부흥책으로 내놨다.


그리고 "정부는 전공의 기피과에 대한 지원정책에 비뇨기과를 항상 배재해왔다"면서 "정책 당국의 정책적 불평등이 비뇨기과를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장소에 같은 주장 동일한 답변 반복… 변하지 않는 현실


일련의 이야기들은 수치만 새롭게 바뀌었을 뿐 2년 전 같은 주제로 동일한 장소에서 열린 토론회 당시와 달라진 점이 거의 없다.


수련이사직을 계속해 수행해 온 이상구 이사는 비뇨기과 전공의 지원 저하의 원인과 대책이란 주제를, 이영구 당시 보험이사는 '비뇨기과 진료수가의 적정성 진단 및 개선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비뇨기과 전공의 지원율 하락 원인과 지적한 문제점은 물론 ▲수가가산 및 조정・신설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제공 등 학회가 생각하는 정부의 지원방안 또한 같았다. 올 해는 여기에 체외충격파쇄석기 전담인력에 비뇨기과 전문의를 명시하는 사항이 추가됐을 뿐이다.


심지어 토론회장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및 의료계 반응 또한 개선에 방점을 찍으며 지원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까지 2년 전을 방불케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요구에 정부의 답변 또한 같았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은 이날 지적된 사안과 정부지원에 대해 "발표한 내용에 공감한 부분이 많다"며 "적정수가와 합리적 급여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생각한다. 좀 더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수가 인상 또는 도입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가를 도입하면 또 하나의 시스템에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어렵게 하는 부분도 있다. 전반적이고 장기적인 제도 개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임을기 의료자원과장 역시 장기적 정책지원에 대한 협조를 시사하면서도 "전공의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꾸준한 설득이 필요하다. 요구들 검토해 반영해나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고득영 당시 의료자원과장과 유사한 답변이다


이와 관련, 비뇨기과학회의 한 원로는 "지난 세월 열심히 달렸고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전문성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정년을 2년 앞둔 지금을 돌아보니 뒤가 허전했다. 더 이상 가르칠 사람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잘 살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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