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환자들 급소 아파도 전문진료 '불가'
요양병원, 비뇨기질환 사각지대 전락···수가 가산 안돼 전문의 채용 기피
2016.03.14 11:18 댓글쓰기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노인환자들이 배뇨나 요실금 등 비뇨기 질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치료를 해 줄 전문의가 없는 탓이다.

 

비뇨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전문의 부재로 치료기회를 상실하며 관련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비뇨기과학교실 조영삼 교수(강북삼성병원)는 ‘비뇨기과에서 파악한 요양병원 현황(연구책임자: 서울대학교 비뇨기과 정창욱 교수, 가천대학교 비뇨기과 김계환 교수 공동연구)’이라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정창욱, 김계환 교수 연구팀은 서울.경인지역 요양병원 13곳에 입원한 1855명을 대상으로 비뇨기 질환 치료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전체 응답자의 64.0%에 달하는 1190명이 배뇨장애나 요실금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들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복용한 경우는 20.7%에 불과했다.

 

기저귀를 포함해 배뇨 관련 처치를 받은 환자는 59.7%(1109), 절반을 조금 웃돌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중 비뇨기과 진료를 받은 경우는 12%에 그쳤다.

 

더욱이 입원 중인 요양병원 내에서 진료를 받은 비율은 5%, 나머지 7%는 외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요양병원에 근무 중인 의료인 절반 이상(55.6%)노인환자 건강을 위해 비뇨기계 질환의 전문 관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배뇨장애나 요실금 등은 대표적인 노인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노인환자들이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비뇨기과 전문의 부재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전체 요양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비뇨기과 전문의는 38명에 불과하다. 전체 비뇨기과 전문의가 2350명인 점을 감안하면 1.6%만이 요양병원에 재직 중이라는 얘기다.

 

진료과목별 요양병원 전문의 수와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재활의학과의 경우 전체 전문의 중 24.3%가 요양병원에서 활동 중이며, 가정의학과는 15.1%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요양병원 수가에 기인한다.

 

현행 규정 상 내과, 외과, 신경과, 정신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 일명 ‘8대 전문의수가 전체 의사의 절반을 넘으면 20% 가산을 받는다.

 

때문에 일선 요양병원들은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비뇨기과 전문의 채용을 꺼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조영삼 교수는 배뇨장애, 요실금 등은 뇌혈관질환, 치매 등과 밀접한 상관성을 갖는다노인환자 건강을 위해 비뇨기과를 수가 가산 전문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양병원에 적용되고 있는 포괄수가 방식의 일당정액제 역시 노인환자들의 비뇨기 질환 치료기회를 차단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당정액제가 시행되기 전인 2007년까지 요양병원의 배뇨 관련 약제 원내처방율은 19.7%였지만 2008년 이후 4.7%로 급감했다.

 

정해진 수가 내에서 최소한의 진료를 통해 수익을 내야 하는 병원들이 비뇨기 질환 약제 사용을 줄일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얘기다.

 

조영삼 교수는 비뇨기관 관련 일부 내용을 포괄수가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비뇨기관 전문의에 의한 배뇨관리료 신설 등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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