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의대생 '단일 진료과 문제 아니다'
강북삼성병원 교수 피살 사건 관련 '진료환경 개선' 한목소리
2019.01.03 11:2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교수가 피살된 사건으로 파장이 빚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젊은 의사들이 "정신과 환자의 문제가 아닌 진료 환경의 문제"라고 입을 모아 눈길을 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이번 사건이 정신과 단일 진료과 문제가 아닌 진료환경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진료과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가 않는다"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수련하고 있어 더욱 마음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원인을 진료과와 질환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조현병을 앓고 있던 환자가 정신과 1년만에 전문의에게 흉기를 들고 왔다는 자체가 안타까웠다"면서 "의료기관 내에서는 폭행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응급실 뿐 아니라 의료기관 내 모든 공간에서 폭행이 근절되도록 초점을 맞춰 진료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에 앞서 작년에는 조현병 환자와 관련한 사고들이 잇따라 보도되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전치 2주 상해를 입는 사건이 있었다. 강원 강릉 한 병원의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아오던 환자에게 주먹으로 목과 머리, 어깨 등을 구타당했다.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아오던 가해자는 임 전문의가 자신의 장애등급을 3등급으로 판정해 장애수당이 감소하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지난 해에는 인천서 조현병 환자가 한낮에 행인을 칼로 찔러 중태에 이르게 한 사건이 보도됐다. 인천 부평구에서 조현병 환자가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보도된 지 3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A씨는 “이번 사건이 정신과와 조현병에 초점이 맞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문제없이 지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조현병 환자로 인해 사건이 발생한다는 사회적 편견이 생겨서는 안 된다. 어떤 질환을 갖고 있는 어느 진료과 환자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보다는 환자가 의료기관에 흉기를 들고 출입했다는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1년만에 찾은 병원에 흉기를 들고 왔는데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이 지점이다. 법 개정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인식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대생들은 이번 사건이 정신건강의학과 기피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신건강의학과는 전통적 인기과에 속한다. 2019년도 전공의 전기모집 전형결과 수련병원 레지던트 1년차 확보율을 살펴보면 정신건강의학과는 119명 정원에 162명이 지원, 136.1%를 기록했다. 지원자 중 병원은 125명을 확보해서 확보율은 105%나 됐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확보율을 살펴봐도 2015년 100%, 2016년 100%, 2017년 100.8%, 2018년 100.8%로 매년 인원 충원에 어려움이 없는 과였다.


의대생들은 이번 사건이 정신과 지원 기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대생 A씨는 “외래 진료실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에서는 정신과 의사가 기본적인 안전을 위협받는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하지만 이것이 정신과 지원율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정신과 진료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진료과를 불문하고 외래 진료실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 아니겠냐. 진료실 내 의사들에게 최소한의 안전은 보장할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대생 B씨는 “조현병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작년부터 많이 보도되면서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에서 정신과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도 정신과를 선택했을 때만 마주하는 위험은 아닐 것이다. 어느 의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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