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없이 맹장 제거 대학병원 3000만원 배상'
서울고법 '환자에 수술 설명 필수'
2013.05.07 11:58 댓글쓰기

여성 환자의 자궁적출∙난소 절제술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설명 없이 맹장을 제거한 대학병원에 3000만원의 손해배상 지급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재판장 강민구)는 김 모씨가 A대학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환자 의사결정권을 무시하고 설명없이 수술을 행할 시 설령 의사에게 의료상 아무런 과실이 없더라도 위법행위"라고 판시했다.

 

환자 수술∙치료 및 투약 승낙권을 받지않고 의사 자의로 수술을 행하게 되면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 병원이 위법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환자 김 모씨는 복부 수술(자궁적출 및 우측 난관∙난소 절제 수술)을 위해 국내 모 대학병원에 입원해 1차 수술을 받았다. 수술과정에서 근막하 혈종 발생으로 혈종 제거 수술인 2차 수술을 받았다.

 

김 씨는 두 차례의 수술을 받은 후 수술 부위 살이 붙어있는 느낌을 받았고 배뇨∙배변시 심한 통증과 소변에 혈액이 섞여나오거나 점액변을 보는 장애 증상을 보였다.

 

이에 김 씨는 ▲수술 시 병원 측 설명의무 위반 ▲CT 진단 시 오진으로 소장 절제 오류 ▲무리한 개복술, 의료진 수술 과실로 인한 질과 항문 등 해부학적 손상 ▲수술 후 관리∙회복 소홀 등을 이유로 대학병원을 상대로 3억70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병원이 환자에 수술 관련 설명의무를 미흡히 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병원은 소장 절제 과정에서 맹장을 절제할 필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는데도 환자에 장 유착 관련 수술만 시행한다고 설명한 것은 위법"이라며 "긴급상황이 아닌 경우 병원은 환자에 수술 관련 모든 설명을 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지시했다.

 

다만 의료진의 진단∙수술 과실에 대해 "의사는 의료지식과 경험에 따라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진다"며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수술 결과만으로 의료진 과실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해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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