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책임질 거야?' 격분한 환자 대응법
응급의학회, 응당법 시행 상황별 의사 대처 매뉴얼 공개
2012.08.02 20:00 댓글쓰기

걱정이 태산이다. 제도 시행이 이틀 앞이지만 여전히 안갯속이다. 무엇보다 환자들과의 갈등이 걱정이다. 환자들의 설득과 이해도 의사들의 몫이다. 숨가뿐 진료에 환자 응대까지 부담은 백배다. 폭언과 폭행이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는 결코 기우가 아니다. 의사들 간의 갈등도 문제다. 비상호출 후 환자 상태를 놓고 책임 공방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이러한 응급실 근무의사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한 상황별 매뉴얼을 공개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을 3일 앞둔 시점이었다. 과연 학회가 제시한 의사들의 대처법은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 “레지던트는 됐고! 전문의 오라고해!”

응급실 의사가 위중하지 않은 환자로 판단, 전문의 호출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할 경우 환자나 보호자 강한 반발 예상. 내원 환자 상당수는 의료진 설명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상태가 제일 위급하다고 인식하므로 전문의 진료 요청이 강하게 제기될 것. ‘당신이 책임질 수 있어?’ ‘환자가 원하는데 왜 안불러 주는거야!’, ‘전문의 안 불러서 잘못되면 책임진다는 각서 써!’...

 

대응방법 : 1. 의료기관별로 운영되는 해당과목 전문의 호출기준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
2. 분쟁 발생시 폭력이나 폭언 등이 증가할 것이므로 병원 측은 응급실 안전대책을 마련한다.
3. 응급실 근무의사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지속적으로 전문의 진료를 요청할 경우 상급의료기관으로 전원시킨다.

 

#. “사람이 죽어가는데 왜 이렇게 안와!”

호출을 받은 의사는 거리, 상황에 따라 응급실 도착시간이 다양할 수 밖에 없지만 환자는 즉각적인 전문의 진료를 요구. 전문의가 호출을 받고 최대한 빨리 응급실에 도착했다고 해도 환자나 보호자는 늦었다고 느낄 소지 다분. 심한 경우 폭력이나 폭언 발생 가능성. 특히 전문의 도착하는 사이 환자 상태가 악화된 경우 그에 따른 책임에 대해 문제제기 우려.

 

대응방법 : 1. 전문의는 응급실 근무의사에게 병원도착까지 얼마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고지한다.
2. 응급실 의사는 전문의를 호출했고, 대략 얼마 후에 도착할 예정이며 유선상의 지시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진행할 예정임을 환자나 보호자에게 설명한다.
3. 응급실 근무의사는 전문의가 도착하기 전까지 환자 상태를 안정화 시키는 노력을 경주하고 모든 진료내용을 기록으로 충실히 작성한다.

 

#. “전문의가 진료한다고 했잖아!”

환자 및 보호자가 응급실 내원 시 전문의가 모든 환자를 진료하는 것으로 오인. 직장이나 맞벌이로 주간에 병원을 찾기 어려운 환자들이 응급실에 내원, 전문의 진료를 요청하는 경우 발생. 전문의 진료를 기대하고 방문한 비응급 환자들의 요구가 충족되지 안흘 경우 많은 민원제기와 항의 예상.

 

대응방법 : 1. 환자가 접수하는 원무과에 비상진료체계 안내문을 부착하고 관련 직원이 직접 중증환자가 아닌 경우 응급실 근무의사 치료 후 퇴원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2. 응급실 내부에도 눈에 잘 띠는 곳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간호사나 의사가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진료순서나 대략적인 대기시간을 안내한다.
3. 환자 상태가 전문의 진료가 필요치 않음을 설명하고 치료방침과 퇴원절차 및 퇴원 후 관리에 대해 설명한다.

 

#. “급한 불은 꺼놨어야지!”

응급실 근무의사가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호출했으나 해당과 전문의는 필요 없는 호출로 판단, 분쟁 발생. 의료진 간 갈등이 증폭되고 환자 진료에 대한 협조체계가 약화될 수 있음. 특히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 호출시간과 대응시간을 두고 의료진 간에 책임소재에 따른 분쟁 우려. 이는 직원 간 화합뿐만 아니라 병원 전체의 진료환경에 부정적 영향.

 

대응방법 : 1. 병원별, 진료과별 전문의 인력이나 진료수준이 상이하므로 각 병원별 상황에 맞춰 전문의를 호출하는 포괄적이고 개략적인 기준을 마련한다.
2. 응급실 근무의사와 각 진료과 간에 협의를 통해 환자 상황별 세밀한 호출기준을 내부적으로 협의 후 마련함으로써 의료진 간 분쟁을 최소화 시킨다.
3. 응급실 근무의사의 확충과 진료능력 배양을 위한 각 진료과의 교육 및 협조를 통해 응급실 자체 해결능력을 배양한다.

 

#. “누구 맘대로 입원시켜?”

입원 여부 결정이 응급실 근무의사 판단이 아닌 해당 진료과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 발생. 또 의료장비 사용시 해당 진료과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 의료진 간 갈등 우려. 응급상황이 아닌 입원 결정만을 위해 당직전문의가 직접 내원해야 하는 상황 발생. 해당 진료과와의 사전 협의 없이 검사장비 사용이 불가할 경우에도 단순 장비 사용을 위해 당직전문의 호출.

 

대응방법 : 1응급실 근무의사와 해당 진료과 간 입원여부 결정 등에 대해 현실에 맞도록 조정한다.
2. 환자가 경과 관찰 등이 필요해 입원하게 되는 경우 해당 의료기관의 운영현실에 맞도록 입원 절차를 조정한다.
3. 해당 장비 운영 진료과 간 협의를 통해 응급실 근무의사의 전문적인 의료영역 범위내에서 가능하도록 협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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