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분당서울대병원에 대한 감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야당을 중심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정진엽 내정자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서의 행보를 훑으며 보건의료에 대한 철학과 업무 능력을 검증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5일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정진엽 내정자 인사청문회를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번 국정감사의 피감기관 채택 역시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정 내정자의 주요 이력이 대학병원장이고 그를 통해 업무능력을 파악해야 하는만큼 분당 분당서울대병원과 정 내정자를 분리해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춘진 위원장 "의사로서 영리추구 등 집중적으로 검토"
이어 김 위원장은 “병원장으로서 공공의료기관인 분당서울대병원의 설립 취지에 맞게 경영했느냐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의사로서 영리 추구에 중점을 뒀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내정자가 병원장으로 재임하던 때 좋은 경영실적을 올려 병원 행정가로서의 업무 능력을 보였다는 주장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다.
또한 김 위원장은 “공공의료기관의 장을 평가함에 있어 경제적 실적이 우선될 수 없다. 수익에 대한 쓰임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 다수 관계자 역시 “정 내정자의 행정업무 능력을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경력이 분당서울대병원장이다. 3번이나 연임한 만큼 그의 일관된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며 병원장 재임 당시 경영 방향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정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분당서울대병원의 ‘역할론’에 대한 논의의 장으로 확대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의료정보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의도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한국 의료IT 수출 1호 병원이기도 하다.
특히 그가 '원격진료 서비스 시스템 및 방법'과 관련한 특허를 낸 것이 알려지면서 연구 목적과 연구비 출처 등에 이목이 집중된 상태다.
복지부 장관으로서 의료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자칫 경제적 측면을 강조해 의료의 공공성을 흔드는 의료영리화 측면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한 야당 관계자는 "분당서울대병원을 공공의료기관으로 보는 국민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그간 의료 영리화를 선도한 병원이다. 이번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그 문제 역시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은 의연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공공기관으로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감사원 감사를 이미 받고 있다. 숨긴 것도 숨길 것도 없다. 자료 제출 요구가 오면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