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참패한 가운데 4·10 총선 전(前) 여당에서 ‘의대 2000명 증원’과 관련해 숫자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후보 3명이 모두 당선됐다. 특히 이중 2명은 공동선대위원장이어서 무게감도 컸다.
이번 총선이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의료개혁을 포함 윤석열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 적신호가 켜진 만큼 2000명 증원 사안 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안철수, 나경원, 윤상현 후보가 당선을 확정졌다.
안철수 성남분당갑 후보는 이날 오전 4시55분 기준 득표율 53.27%(8만7315표)를 차지하며 당선됐다. 이번 당선으로 그는 국민의힘 내 차기 대선 주자로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서울동작을 후보는 54.10%로 당선을 확정했다. 국민의힘 ‘한강벨트’ 참패 위기를 막은 나 당선인은 유력한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거취에 따라 총선 패배 후 당을 수습할 비대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윤상현 후보는 인천 동‧미출홀 선거구에서 50.44% 득표율로 승리하며 5선에 성공했다. 그는 18대부터 21대까지 내리 4번 이 선거구에서 당선돼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앞서 이들 3명 후보는 모두 의대 2000명 증원을 포함한 정부의 의료개혁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은 의료계와 비공개 간담회 후 “우리 국민이 피해자가 되는 의·정 강 대 강 충돌을 여기서 끝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범사회적 의료 개혁 협의체 구성 △현재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안에 대한 재검토 △의사들이 환자 곁으로 복귀하도록 정부가 적극 대처 등 중재안을 소개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의대 정원 문제도 좀 빠르게 정리를 해야 되지 않느냐. 양측으로 극단으로 지금 자꾸 치달아서는 안 되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지 않냐“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2000명 정도는 증원해야 되는 거고 이게 맞지만 지금 현실적으로 오랫동안 갈등이 되니까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대화를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입장을 전했다.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어렵사리 마련된 의정 간 대화가 정부의 '의대 정원 조정 불가' 입장으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에 얽매여 대화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당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소야대 국면이 22대 국회에서도 계속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남은 3년 역시 국정 드라이브를 걸기 힘들어졌다. 이번 총선은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실시되면서 사실상 현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갖고 있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기존에 추진했던 개혁과제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 이슈를 윤 대통령이 어떻게 돌파할지가 총선 이후 국정운영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