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교병원이 지난해 모두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10곳 중 7곳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고 나머지 3곳은 적자폭이 커졌다.
3일 데일리메디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2023년 국립대병원 경영 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이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의료기관 총 수입은 의료수입과 의료외수입을 더한 값을 말한다.
의료수입은 환자 진료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입원수입, 외래수입 등이며 의료외수입은 환자 진료와 무관한 연구수입, 기부금수입, 임대료수입 등이다.
총 비용은 의료비용과 의료외비용을 합한 값이다. 의료비용에는 인건비, 재료비, 관리운영비 등이 있으며 의료외비용은 의료부대비용, 이자비용, 기부금 등이 있다.
충남대병원 적자액 가장 많아…강원대·제주대병원, 수년째 적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큰 손실을 낸 곳은 충남대병원이다. 특히 충남대병원은 전년 대비 더욱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경영 위기를 맞닥뜨렸다.
충남대병원은 작년 한 해 동안 순이익 -839억원을 내며 적년 대비(-501억원) 적자폭이 확대됐다.
충남대병원은 지난해 총 수입으로 7209억원을 기록했지만 의료비용이 8.0%(501억원)가량 증가해 손실을 면치 못했다.
강원대병원도 적자 경영을 벗어나지 못했다.
강원대병원은 지난해 총 수입으로 20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2.5%(50억원) 늘어난 규모지만 총 비용도 10%(207억원) 증가하며 순이익 -195억원을 냈다.
제주대병원 역시 작년 당기순이익 -334억원을 보이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제주대병원은 총 수입 2254억원을 내며 전년 대비 5.0%(121억원) 감소했지만 비용도 5.1%(87억원) 늘어난 2589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보였다.
강원대병원과 제주대병원은 수년째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대병원 순손실은 47억원(2019년)→150억원(2020년)→141억원(2021년)→39억원(2022년)→195억원(2023년)을 냈다.
같은 기간 제주대병원도 당기순손실 78억원(2019년)→137억원(2020년)→30억원(2021년)→87억원(2022년)→334억원(2023년)을 보였다.
부산대·경북대·전남대 등 '적자전환' 비상… 수입 감소 여파
지난해에는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국립대병원이 대다수였다.
부산대병원은 작년 한 해에만 순손실 469억원을 기록하며 국립대병원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를 보였다.
부산대병원은 2022년에는 51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수입이 감소하고 비용이 늘어나면서 경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총 비용은 전년 대비 6.2%(650억원) 늘어난 1조1035억원으로 국립대병원 중 제일 큰 지출이 있었다.
경북대병원도 2022년도 순이익 700억원을 내며 국립대병원 중 가장 큰 흑자를 실현했지만 2023년에는 -40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경북대병원 실적 악화에는 총 수입 감소가 원인이 됐다. 경북대병원 2023년도 총 수입은 8431억원으로 전년 대비 5.8%(528억원)가량 감소해 국립대병원 중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이 밖에 전남대병원과 전북대병원, 충북대병원도 모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전남대병원은 35억원에서 -228억원, 전북대병원은 209억원에서 -8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충북대병원 역시 220억원에서 -46억원으로 260억원대 손실을 봤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 호실적으로 유일하게 '흑자'…단일기관으론 '적자'
서울대병원 부설기관인 분당서울대병원과 통합할 경우 순이익은 2145억원으로 국립대병원 중에서는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해 총 수입 1조1802억원, 총 비용 1조1776억원, 순이익 2558억원을 냈다. 다만 분당서울대병원을 제외할 경우 손실 규모는 4억원으로 적자를 보였다.
한편, 지난해 10개 국립대병원 총 수입은 7조1656억원으로 전년 대비 0.2%(17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총 비용은 7조4553억원으로 전년 대비 5.6%(3959억원) 늘어났다.
총 수입에서 총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2891억원으로 1231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