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공백기 속에서 자리를 잡은 ‘전문의·PA 중심 진료 체계’와 병행해, 교육의 본질을 회복할 수련 구조 재정비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주요 학회들에 따르면 전공의 복귀와 함께 대대적인 수련시스템 변화가 전망되는 만큼 시스템도 함께 고도화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수련 구조는 전공의들이 과중한 업무를 소화하며 교육 기회가 제한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입원환자가 많은 내과계 전공의들은 당직과 반복되는 진료 업무로 인해 연속 근무가 일상화됐고, 실질적인 교육과 휴식은 후순위로 밀려나는 구조였다.

이에 따라 의료계 내부에서는 복귀 시점을 계기로 교육 중심 수련 환경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쉽게 말해 전공의 1인당 환자 수를 줄이고, 연속 당직 후 휴식 보장, 휴가 사용 등의 근무 조건 개선을 통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료와 교육, 병원 내 ‘이중 구조’ 필요”

전공의가 다시 수련병원에 복귀하더라도, 이미 PA와 전문의를 중심으로 효율화된 진료 시스템이 작동 중인 상황에서 기존 방식으로의 완전한 회귀는 어렵다는 인식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전공의 중심의 ‘교육 트랙’을 따로 분리해 구성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기된다. 

즉, 전문의-PA로 구성된 기존 진료 단위와 별개로, 전문의-전공의 중심의 진료 및 교육 단위를 별도로 마련해 전공의들의 교육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병원 전체 진료는 이 두 개의 트랙이 유기적으로 운영되며 커버하되, 전공의 수련과 교육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구조적 기반을 마련하자는 주장이다.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진 역시 전공의와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진료와 교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업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외부 교육 기회도 함께 보장돼야”

전공의 수련은 병원 내 교육뿐 아니라, 학회가 주관하는 연수강좌·학술대회 등 외부 교육을 통해서도 이뤄진다. 그러나 현장 진료의 부담으로 외부 교육 참여가 제한된다는 문제가 반복돼왔다.

특히 지방 수련병원의 경우 교육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이동 부담과 시간 제약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한내과학회의 경우 온라인 기반의 교육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해 전공의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고품질의 교육 영상과 보완 콘텐츠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전공의들이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김대중 내과학회 수련이사(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전공의들은 근로자와 피교육자의 입장이 공존했지만, 과도한 근무나 당직등으로 학회 교육 등에는 참석이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공의 복귀 이후 대대적인 수련시스템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수련병원과 학회가 발전시킬 방안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복귀 이후가 더 중요…현장 맞춤형 수련 설계 시급”

전공의 복귀는 단순한 인력 충원이 아닌 수련 시스템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내과학회의 경우 수련병원 교수진 및 전공의 대표들과 공식 논의를 계획하고 있으며, 복귀 이후 실질적인 수련 개선 방안을 논의할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여러 학회들에서도 복귀를 계기로 교육의 질, 수련 시간, 진료 역할 조정 등 핵심 요소들을 다시 설계하고, 병원과 학회가 공동 대응에 나설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으로 돌아오는 지금이야말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는 점에서, 후속 대응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김 수련이사는 “전공의 복귀는 단순히 수적 복원이 아니라 수련 시스템 전반의 질적 전환을 요구하는 전환점”이라며 “교육 중심의 수련환경 조성을 위한 다각적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병원 전공의들이 거리 제약 없이 고르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기반 플랫폼 구축도 강화하고 있다”며 “학회와 병원이 함께 교육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