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내 폭언·폭행·성폭력 등 '직장내 괴롭힘'을 여성 근로자가 남성 근로자보다 1.5배 이상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피해자 대부분이 제도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참고 넘기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3월 8일 '여성의 날'을 기념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나순자)이 발표한 조합원 실태조사 결과에 이 같이 나타났다.
노조는 지난 2011년부터 조합원들이 작성한 현장 실태조사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성별에 따른 격차를 분석했다.
폭언·폭행·성폭력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비율은 조사 년도와 상관없이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으로 여성 경험률이 남성보다 ▲폭언 약 1.7배 ▲폭행 약 1.9배 ▲성폭력 약 3.4배 등으로 높았다.
최초 조사를 시행한 2011년도 이후 지금까지 남녀 근로자에서 모두 폭언을 경험한 비율은 감소 추세였으나, 폭행은 여성의 경험률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성희롱·성추행을 포함한 성폭력의 경우 지난 2011년 여성은 13.1%, 남성은 2.4%로 약 5배 차이 났다.
이 같은 직장 내 괴롭힘 대응 방식은 대부분이 "대응하지 않고 참는다"고 답했다. 2019년 기준 ▲폭언 79.3% ▲폭행 62.1% ▲성폭행 72/8% 등이었다. 반면 제도적 방식의 대응을 택한 응답은 1% 내외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법적·제도적 차원의 해결을 선택하기보다 참고 견디다 사직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근골격계 질환·수면장애 등 산재 비율도 여성이 높아···"인력부족 원인"
근골격계 질환·수면장애 등 산재, 여성 발생 많아···"원인은 인력부족"
의료기관 직원들은 인력부족, 감염병 노출, 교대근무 등 업무 특성상 여러가지 안전문제에 노출돼왔다.
근골격계질환, 수면장애 등이 대표적인 산재인데, 전반적으로 성별과 상관없이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세부적으로는 여성에서 경험률이 다소 높았다.
여성은 2013년 24.6%, 2017년 39.4%, 2020년 40.2% 등으로 치솟았으며, 남성은 2013년 23%, 2017년 34.3%, 2020년 35% 등으로 늘었다.
수면장애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여성은 2013년 29.7%에서 2020년 41%까지 치솟았다. 남성의 경우 같은 기간 내 17.4%에서 23.1%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