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그룹이 ‘고덱스 급여 재평가’ 암초에 부딪혔다. 지난 6월 흡입형 항체치료제 개발 중단에 이은 연타석 악재로 주가도 하향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셀트리온 측은 우선 약속했던 자사주 매입을 일부 시행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7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를 열고 올해 급여 재평가 심의 결과를 공개했다.
심의 결과에 따르면 심평원 약평위는 셀트리온제약 간장약 고덱스에 대해 ‘급여 적정성 없음’으로 평가했다. 향후 이의신청 기간 후 최종 결과에 따라 급여가 삭제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고덱스는 셀트리온제약 주력 상품으로 시장 가장인 대웅제약 우루사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제품이다. 최근 3년 간 연평균 611억원의 급여 청구액을 올렸다.
셀트리온제약 측은 이번 식약처 결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의신청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이의신청 기간 동안 심평원 및 보건복지부와 충분히 협의하고 회사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할 것”이라며 “아직 평가지를 전달받지 못해 급여 재평가에 대한 판단 근거를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다. 수주 뒤 도착 예정인 평가지 수령 이후 어떤 점이 부족했고 앞으로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할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악재는 고덱스뿐만이 아니었다. 금년 6월에는 흡입형 항체치료제에 대한 개발을 중단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후속으로 흡입형 항체치료제를 준비해왔다. 호주 1상과 폴란드 1상을 마친 뒤 후속 임상 진입을 준비했지만 개발 중단을 선언하면서 추가 임상 진행은 어려워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서정진 명예회장 퇴임 후 회사 방향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급여 재평가 발표 다음날인 8일 셀트리온제약 코스닥 주가는 하루 만에 4.22% 하락한 7만9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3일 연속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약 4주만에 탈환했던 8만원선을 3일만에 다시 내줬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67%(5000원), 2.19%(1600원) 하락하면서 7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2만주 가량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면서 급한 불부터 끄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 5월 약속했던 자사주 7만주 매입 중 일부 물량을 이날 매입한 것이다.
다만 셀트리온 측은 앞으로 본업에 집중하는 정공법(正攻法)으로 악재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최근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가 유럽에서 판매 승인 권고를 획득하고,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장 자신있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본업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회사 역량 및 주주 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