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9조원이 넘는 라이선스 계약을 따낸 것으로 집계됐다.
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집계한 제약바이오산업 '2021년 기술수출 실적'에 따르면 전체 계약 건수는 25건이고, 총 계약 규모는 8조 9734억240만원(75억 9928만 7270달러)으로 확인됐다.
이중 일부는 계약금액을 미공개해 실제 실적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신약 후보물질 하나로 4건의 라이선스 계약을 싹쓸이한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중국 중국 양쯔강의약그룹의 자회사 상해 하이니와 800억원 규모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프라잔' 기술수출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6월엔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와 지분 13.5%와 현금 최대 4800억원을 받는 조건의 계약을, 같은 달 24일엔 중남미 4개국에 약 340억원 규모의 펙수프라잔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아랍에미리트의 아그라스(Aghrass Healthcare Limited)사와 걸프협력회의 6개국에서의 펙수프라잔 라이선스아웃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마일스톤을 포함해 약 991억원이다.
펙수프라잔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P-CAB 제제다. PPI 계열 치료제보다 신속하고 효과가 오래 지속됨을 임상시험으로 입증했다.
단일 계약 금액이 가장 큰 곳은 GC녹십자랩셀과 미국 관계사 아티바 기술수출 계약이다. 두 회사는 3가지 고형암에 대한 CAR-NK 세포치료제 과제를 미국 머크(MSD)에 2조원에 라이선스 아웃했다.
GC녹십자랩셀은 특정 신약 후보물질만 수출하는 경우와 달리 원천 플랫폼 기술을 수출하고, 초기 단계부터 공동 연구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한미약품, 동아ST, HK이노엔, 한독·CMG제약 등도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이달 4일 한미약품은 캐나다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에 급성골수성 백혈병(AML) 치료 신약 'HM43239'를 약 4961억원에 기술이전했다.
동아ST는 지난 7월 인도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1200억원이다.
국산 신약 30호 위식도 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을 보유한 HK이노엔은 지난 6월 중국 제약사 뤄신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경구용으로 출시한 국내와 달리 주사제를 기술이전했으며 계약금은 비공개다.
한독과 GGM제약은 싱가포르 AUM바이오사이언스에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CHC2014'를 약 1934억원에 기술수출했다.
김선식 인트라링크스 대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 못지 않게 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라이선스 실적을 꾸준히 내고 있다"며 "코로나19 시기에도 별다른 타격 없이 성과를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더 많은 라이선스 딜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