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되면서 사외이사직을 맡는 의료계 인사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경영 전략 관련 조언, 의학지식 전문성, 병원 의료행정 전문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빅5 등 대학병원 교수 및 병원장 출신 등 거물급 인사를 영입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제약바이오사 대부분이 이달 내 주주총회를 열고 의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영입하거나 재선임한다. 올해 의사 출신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곳은 한미약품, 대웅제약, 영진약품, 대한뉴팜 등 7곳이다.
같은 날 대웅제약은 김용진 서울의대 순환기내과 교수(1967년생) 영입을 추진한다. 김 교수는 내년 3월까지 사외이사 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그는 서울대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서울대 기획처장을 역임했다.
23일 주총을 개최하는 영진약품은 고영엽 조선대병원 순화기내과 교수(1964년생)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그는 대한고혈압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대한뉴팜은 21일 열린 주총에서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1970년생)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그는 현재 병원에서 임상의학연구소 임상시험센터장을 맡고 있는 인물로, 임기는 오는 2025년까지 2년으로 예정됐다.
삼성제약은 오는 28일 주총에서 의사 두 명 선임을 예고했다. 前 분당서울대병원장인 전상훈 서울의대 교수(1959년생, 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회장)와 박봉권 오브제성형외과의원 원장(1966년생, 前 한양대구리병원 성형외과 전문의)이다. 이들 임기는 3년이다.
의약품 연구개발 및 보건의료 연구를 신사업에 추가한 메드팩토는 28일 서준규 인하의대 인하한림교수·명예교수(1952년생)를 영입한다. 그는 인하대병원 비뇨기과 교수·과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산충무병원 비뇨의학과 과장으로서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근골격계 약물 라인 강화를 천명한 고려제약도 앞서 정형외과 전문의를 사외이사로 데려왔다. 지난 17일 회사는 주총을 열고 박홍준 수지정형외과의원 원장(1966년생, 前 세브란스병원 임상강사, 메사추세츠종합병원 정형외과 연구원)을 신규 선임했다.
이노엔-문병인 병원장, 동화약품-김광준 교수, 영진약품-김붕년 교수 등 재선임 예고
의료전문가 사외이사로서 맺은 인연을 다시 한 번 이어가는 사외이사들도 있다.
HK이노엔은 28일 문병인 이대여성암병원장(1962년생, 前 이화여대의료원장·의무부총장)을 재선임할 예정이다. 선임될 경우 2020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6년을 동행하게 된다.
유한양행은 23일 주총에서 2020년부터 함께해온 지성길 고려대 생명과학과 교수(1963년생)를 2번째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그는 미국캘리포니아대 의대 박사후연구원, 경희의대 병리학교실 교수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동화약품도 같은 날 주총을 열고 지난 2020년부터 사외이사로서 인연을 맺은 김광준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부교수(1977년생, 연세의료원 디지털헬스실 정보보안센터장)를 재선임할 계획이다.
이날 영진약품도 고영엽 교수 신규 선임과 함께,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붕년 서울의대 교수(1967년생,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의 재선임을 결정하게 된다.
파미셀은 지난 2011년부터 함께해온 유병무 아주의대 소화기내과 교수(1964년생)와, 지난해 영입한 한승경 우태하한승경피부과 대표원장(1955년생, 前 연세의대 피부과학교실 부교수)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주총은 22일 열린다.
앞서 지난 2019년 이병인 일산차병원 진료교수·연세의대 명예교수(1950년생)를 영입했던 현대약품도 지난달 24일 이 교수를 재선임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017년부터 유한양행과 함께 한 이철 연세의대 명예교수(1949년생, 하나로의료재단 명예원장, 前 연세대 의무부총장)은 이달 24일자로 임기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