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Sleep)에 기술(Technology)을 접목한 '슬립테크(SleepTech)'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 선점에 나섰다.
특히 슬립테크가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매트리스, 이어폰, 조명 등 다양한 제품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관련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14일 스트레스나 불면에 시달리는 소비자를 위한 수면관리 솔루션 '브리즈'를 출시했다.
브리즈는 뇌파를 측정할 수 있도록 귀 모양에 맞춰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된 무선 이어셋과 뇌파 조절 유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성됐다.
뇌파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사용자 상태를 측정하고, 스마트폰에 기록된 생활 데이터와 연계해 안정과 숙면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LG전자는 고려대학교, 분당서울대병원과 임상실험을 진행해 브리즈 효과도 확인했다.
회사에 따르면 브리즈 착용 시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르티솔 측정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수면 중 깨어있는 시간 등이 줄어든다.
노승표 LG전자 사내독립기업(CIC) 슬립웨이브컴퍼니 대표는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으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5일에는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 공동으로 수면 단계에 따라 자동화된 침실 에어컨 조절 기능을 담은 테스트 앱 '꿀잠 온도'를 출시하고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양사 기술이 적용된 첫 사례인 이번 테스트는 7월부터 두 달 간 최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번 테스트 가장 큰 특징은 에이슬립의 수면 단계 측정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에이슬립 AI 기술을 통해 사용자 수면 단계에 따라 에어컨 온도를 자동으로 바꿔주는 방식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에어컨은 예약모드를 통해 설정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동작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통해 수면 측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바이오액티브 센서는 광학심박센서(PPG), 전기심박센서(ECG), 생체전기임피던스분석센서(BIA) 등 3가지 핵심 센서를 하나의 작은 유닛으로 통합한 칩이다.
이를 통해 수면 중 뒤척임, 램(REM)수면 시간, 혈중 산소포화도 등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측정한다.
삼성 헬스 앱에서는 측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면 패턴별 맞춤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내 출시 예정인 '갤럭시워치6'에서도 향상된 수면관리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수면 모드에 맞춰 갤럭시 센서 후면 불빛이 자동으로 조절되고, 알림이 무음으로 전환되는 등 맞춤 설정이 도입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플랫폼(스마트싱스, SmartThings)에서도 유사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비스포크 공기청정기를 무풍 모드로, 에어컨은 체온에 적합한 온도로 전환하는 등 숙면을 도울 수 있는 환경을 직접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회사 수면 관련 제품을 등록해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의 종류를 확대해 숙면을 원하는 이용자 선택 폭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61억 달러(약 21조원)에서 2033년까지 매년 연평균 22%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