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의과 분야 3차 상대가치개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진단시약 및 진단키트 등이 포함된 체외진단 분야의 홀대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정기포럼에서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우창 보험이사(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는 "체외진단검사 분야는 제약산업에 비해 기업 규모와 숫자는 적으면서 한 업체가 담당해야 하는 제품의 종류는 훨씬 많다는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체외진단검사 분야는 코로나19로 많이 알려진 진단키트를 비롯해 진단시약, 장비, 진단검사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제약 시장에 비하면 규모는 10분의 1 수준이지만, 향후 연간 5%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되며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은 약 83조 규모인데, 10년 후에는 134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진단시약은 최대한 많은 수를 확보해야 제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만큼 관리에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이우창 보험이사는 "국내 건강보험 체계 안에 포함돼 있는 의료행위가 5000가지를 넘어가고 있는데, 이 가운데 진단 분야가 20%를 차지할 정도로 종류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전체 전문의 가운데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1%도 안된다. 기업과 의료진 모두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제품 하나당 발생하는 매출 규모가 매우 적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우울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앞으로 있을 3차 상대가치개편에서도 밝은 미래가 엿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우창 이사는 "과거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당시 검체검사의 원가보전율이 높기 때문에 여기에 드는 비용을 빼서 처치 등 다른 분야에 배분하자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며 "3차 상대가치개편 때도 비슷한 시각에 힘이 실릴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검체검사의 수익이 곧 대형병원 진단검사의학과의 수익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검체검사 비용이 낮아지면 피해를 보는 것은 개원가"라며 "이에 학계 내부에서도 대비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은 일시적인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굳어져 갈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만성질환자가 증가해 수술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검사가 요구되는 등 시장 성장의 요소는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험 정책의 압박과 엄격한 인허가 규정 등 넘어야 할 벽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체외진단 분야는 아직 시약의 생산만 활발할 뿐 검사장비 개발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 이사는 “코로나19때 진단키트가 많은 활약을 했지만, 정작 검사 과정에 사용되는 장비와 플랫폼 개발은 부족하다”며 “광학 등 기본적 원천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정부의 장기적인 투자와 지원이 있어야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며 “성과에 대한 이야기도 좋지만 부족한 부분도 짚어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