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혼선을 빚어 왔던 SGLT-2억제제 병용급여 확대에 대한 당뇨병학회 내 의견이 조율됐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의 허가사항 개선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3일 학회에 따르면 최근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TZD(치아졸리딘디온) 2제요법의 계열 병용을 모두 보험급여화 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를 위해 학회는 지난 1월부터 워크숍을 갖고 정식 논의를 시작, 다양한 의견에 대한 검토를 가졌다. 그 결과 이 같은 합의점에 도달했다.
해당 의견서를 접수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기준부는 이번 주 중 의견수렴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제출된 의견을 바탕으로 당뇨병학회, 내분비학회 등 관련단체와 허가사항을 담당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기관과 논의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과거 쟁점사항을 두고 더 논의를 가질지, 새로운 쟁점사항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이야기할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허가사항 개선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보건복지부, 심사평가원, 관련 제약사, 학계는 지난 2017년부터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와 TZD 계열 간 병용투여가 가능토록 하는 급여기준 마련 방안을 논의해 왔다.
지난해 5월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약리학적 관점에서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병용시 임상적으로 유의한 상호작용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 임상약리학회의 최신 보고서가 발표됐다.
보고서는 유효성이나 안전성 측면에서도 계열 전체에 대한 병용처방 허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식약처의 허가사항이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상근거를 갖추지 못한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병용조합까지 급여 적용하는데 대해 거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병용급여 확대 논의 당시 정부는 공식적인 의견 조회에 들어갔지만 학회 내부적으로 혼선이 야기되기도 했다.
동일 기전이라 하더라도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된 허가사항(적응증)이 없는 약제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식약처를 중심으로 허가사항 개선 논의도 진행됐지만 이 역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중단됐다.
국내 시판 중인 SGLT-2억제제는 포시가와 자디앙, 슈글렛, 스테글라트로 4종이다. 만약 국내 시판 중인 DPP-4 억제제 9종 모두 원칙대로 병용근거를 갖추려면 36개 조합에 대한 임상연구가 수행돼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TZD 2종과 SGLT-2 억제제 4종의 병용근거를 갖추려면 8개의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현장에선 형평성에 대한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DPP4 계열 약제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개별 병용요법에 대한 허가나 임상자료 없이도 타 계열과의 병용요법에 이미 급여가 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일선의 혼란뿐만 아니라 현재 급여기준 및 당뇨병 진료지침에 따라 병용약제를 투약하고 있는 수백만명에 이르는 당뇨병 환자들에게도 불필요한 불안감이 조성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