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각 학회가 주관하는 온라인 연수 평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확정했다.
의사는 의료법에 따라 연간 8점씩 3년 기준으로 24점의 연수 평점을 이수해야 하는데, 미이수 시 ‘자격정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내내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의사들의 연수평점 이수에도 빨간불이 켜졌는데, 의협은 출결 등 관리 어려움을 이유로 온라인 연수 평점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단, 향후 복지부와 관련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24일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의협은 지난 10일 대한응급의학회에 온라인 학술대회 개최에 따른 연수 평점 부여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는 공문을 보냈다.
응급의학회 외에도 공식적으로 2곳, 비공식적으로 10곳이 넘는 학회에서 문의를 했는데, 모두 불허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의협은 공문에서 “현 위기로 인해 연수교육 진행상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 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연수교육 관리 등 여러 가지 현실적 측면을 고려해 온라인 학술대회 개최에 따른 연수 평점 부여는 어렵다고 판단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의협이 언급한 현실적 측면은 온라인 교육 시 출결 등 관리가 어려움을 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나아가 정말 필요한 교육이라면 연수 평점 없이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반영됐다.
이우용 의협 학술이사는 “온라인 연수 평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연수평가단 회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며 “실제로 교육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평점을 받는 경우 등 출석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교육을 실제적으로 받았다는 것도 현 시스템에서는 증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보수교육은 정부로부터 위임을 받은 사항”이라며 “연수 평점을 부여할 수 있는 기관이 400여 개가 넘고 소규모 학회들도 많기 때문에, 온라인 학습을 인정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반기에 연수교육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복지부와 별도 조율할 뜻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우용 학술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복지부와 협의를 진행하지는 못 했다”면서도 “하반기에 연수교육을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복지부와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의무 평점 등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의사뿐만 아니라 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등 모두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각 직역과 협업할 의향도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