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코로나19 확산 및 장기화 여파로 국내외 학술행사는 취소‧연기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회는 온라인 학술대회를 개최, 상황 돌파를 모색 중이다.
하지만 제약사 및 의료기기업체의 온라인행사 지원 및 참여를 두고 일부 잡음이 일고 있다. 규정에 근거하지 않는 학술지원은 곧 불법리베이트로 간주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문제가 부각되자 의학계, 제약 및 의료기기단체는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 전문기자협의회 확인 결과, 정부 차원에서도 협의과정을 거쳐 추계학술대회 전까지 규정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20일 의학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학술대회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지원방식이 달라지게 됐다. 오프라인 행사장의 부스 참여와 달리 ‘e-부스’의 경우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학술대회 지원은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는 공정경쟁규약에 담겨져 있다. 하지만 온라인 지원에 대한 부분은 규정이 모호한 상태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제약 및 의료기기사는 학술대회 공간을 활용해 개발 또는 판매중인 제품을 홍보하거나 최신 임상결과를 발표한다. 이를 위해 행사의 주요 스폰서로 재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 학회에선 이를 통해 인건비, 대관료, 식음료비, 기타 비용 등 학술대회 운영 비용을 충당한다.
최근 제약사들은 ‘e-부스’를 통한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가능여부, 지원 가능하다면 지원하는 방식과 지원수준 등에 대해 소속 제약단체 등에 문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요성이 부각되자 제약, 의료기기단체에선 회원사 담당자들과 긴급히 TF 등을 구성,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 규정이나 근거가 없는 지원은 곧 리베이트로 간주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글로벌제약사들의 모임인 KRPIA는 “내부 TF를 통해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가상부스 지원방안 등 필요한 사항들이 공정경쟁규약 및 그의 운용에 조속히 반영 될 수 있도록 회원사 및 관련 단체들과의 협의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는 온라인 학술대회가 앞으로 효율적인 학술대회의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상적인 학술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최근 일부 학회가 온라인 학술대회 시동을 걸면서 지원에 대한 회원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가능여부, 지원방법과 수준 등이 주요 내용인데 현 상황에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서라도 논의가 필요한 과제다.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 의료계 등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학회는 “현재 다수 회원 학회들이 운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에선 타개책으로 온라인학술대회를 열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추계학술대회까지 열지 못하면 대혼란이 올수도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 관계자는 “의사평점, 국제학회 기준 등 한시적으로라도 제한 및 규제를 유예하는 등 정부가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온라인 학술대회 기준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차원에서도 의약품 및 기기 공급자단체, 의학단체를 불러 한 차례 필요성에 공감하는 회의를 진행했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6월 중 다시 회의를 열어 방안을 되도록 신속히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및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온라인 학술대회 방식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e-부스 지원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제약 및 기기단체, 의료단체 모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필요성 정도를 공유한 상태고 구체적인 내용은 6월 중 회의를 열어 정하려고 한다”면서 “가능하면 빠르게 방안을 마련해 추계학술대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