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삼성전자가 의료기기사업부 가운데 하나인 체외진단기기분야 매각을 결정하면서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의 의료기기사업 개편 여부는 올해 초 삼성메디슨이 삼성전자 사옥으로 이전을 결정하면서부터 추측이 무성했다.
삼성메디슨이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로 합병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지난해 흑자 성장세를 기록하며 주력사업에 집중하던 삼성메디슨은 이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변화를 예고하는 움직임은 또 있었다.
삼성이 지난 8월 ‘4대 미래성장사업’으로 인공지능·5G·바이오·전장부품을 선정하면서 2010년 체질 변화를 위해 발표했던 ‘5대 신수종 사업(태양광·LED·자동차용 전지·바이오·의료기기)’이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기 때문이다. 4대 미래성장사업에서 제외된 의료기기분야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의 체외진단기기 사업부 매각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2010년 혈액검사기 IVD-A10A를 출시하며 의료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으나 5년 뒤인 2015년 해당 모델 단종 및 소모품 공급을 중단했다.
이후 특별한 성과는 없었으며 얼마 전 미국 체외진단의료기기업체 넥서스(Nexus DX) 지분 100%를 매각하며 삼성이 인체용보다 동물용 체외진단기기 사업에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체외진단기기 사업부 매수 기업은 일본의 제약·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니프로(Nipro)가 유력하다. 실제 매각이 결정될 경우 약 100여 명의 직원들이 인수인계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나머지 분야에 대한 매각 계획은 아직 없다”며 “영상진단기기 분야 사업에 집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의료기기 사업부는 매각 예정인 체외진단 분야를 비롯해 X-ray와 CT, MRI 영역을 보유하고 있으며 별도 법인인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기 분야에 전문성을 갖췄다.
영상장비 영역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올해 들어 부진한 삼성메디슨 실적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3년만의 흑자 전환이 다시 적자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164억원이다. 1분기 6744만원에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R&D 비용을 약 35%(80억원)늘린 것이 원인이다.
R&D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매출 또한 정체된 상태라는 게 문제다. 삼성메디슨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총 1480억 원인데 1, 2분기 모두 1%이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비중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 매출 규모를 키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영상장비업체 관계자는 “삼성이 의료기산업에 진출했을 당시 업계는 시장 규모 확대 등 긍정적 영향을 기대했으며 현재도 어떤 투자에 집중하게 될 것인지가 관심의 대상”이라며 “영상장비 분야는 국내서도 경쟁이 치열하고 해외에는 글로벌 기업이 버티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