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에 대한 수 십억원 규모의 첫 국고 지원이 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으로 결정되면서 여기에 선정되지 못한 서울아산병원 및 삼성서울병원의 심기가 편치 않은 분위기다.
연구중심병원으로서 R&D를 이어갈 주요 동력이 보건복지부 연구비 지원인데다 소위 빅5에 속하는 아산과 삼성이 복지부 지원 대상에 뽑히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체면을 구길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지난 9월30일 10개의 연구중심병원이 제출한 연구과제를 심사, 길병원 및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3곳을 첫 연구비 지원 의료기관으로 선정했다.
이 세 병원은 연구 과제 당 25억원의 지원을 시작으로 매년 사업 평가를 거쳐 2023년까지 8년 6개월 간 연구과제 마다 매년 50억원 이하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복지부 지원 규모는 약 1100억원으로, 선정된 세 곳은 향후 R&D 진행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게다가 책정된 예산이 규모가 크고 선정된 세 곳이 향후 8년 6개월간 비용 혜택을 꾸준히 받게 될 공산이 커 선정되지 못한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획기적인 연구과제를 제시하지 못할 시 정부 지원금과는 멀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복지부는 연구중심병원들로부터 매년 연구과제를 공모, 심사를 거쳐 연구비 지원 혜택 대상을 물색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국가 지원을 받기 위해 복지부 정책에 맞는 연구과제 개발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처음으로 혜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향후 지속적인 연구과제 공모를 통해 국책 사업에 참여, 연구비 지원을 따내기 위해 힘쓰겠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으로서 국내 의료발전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해왔는데 이번 연구비 지원 모집에 선정되지 않아 아쉽다"며 "그러나 향후 연구 방향이 맞는다면 얼마든지 국책 과제 참여를 통해 최상위 수준의 의학연구를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도 "복지부 예산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연구중심병원으로서의 역할에 역점을 두고 병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연구개발에 매진, 향후 복지부 연구비 과제 공모에 응모를 지속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다만 복지부가 지원하게 될 과제가 어떤 것이 있는지 아직 명확히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병원이 움직일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복지부 연구와 삼성서울이 추구하는 방향이 일치한다면 연구비 지원을 신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