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교수 업적평가가 당연시 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논문 ‘인용지수(impact factor)' 의존 경향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교수 평가는 재임용, 승진, 포상 등을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되거나 대학, 학과, 연구소 인력 및 예산 배정에 반영하는데 이용된다.
김현창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부학장(예방의학교실)[사진]은 대한의학회 소식지 기고를 통해 국내 의과대학 교수의 연구업적 평가와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대 교수 연구성과로 평가되는 항목은 학술지 게재 논문, 학술저서(단행본), 연구비, 특허 및 기술이전, 학술회의, 학술상 등이다.
이 가운데 학술지 연구논문을 가장 비중 있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 연구비, 특허 및 기술이전 등에 대한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김현창 연구부학장은 “오랫동안 연구성과 평가에 널리 쓰인 학술지 인용지수(impact factor)에 대해 우려와 비판도 많다”고 전했다.
교수들이 창의·도전적 연구를 수행하기 보다는 인용지수 높은 학술지 논문 발표가 최대 목표가 됐기 때문이다. 학술지들도 인용지수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1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전세계 78개 연구기관 및 학술지를 대표하는 154명의 학자들이 연구평가에 대한 DORA 선언문(San Francisco Declaration on Research Assessment)을 발표하기도 했다.
DORA 선언의 핵심은 ‘인용지수 학술지 기반 지표를 개별 연구 논문의 질, 연구자의 학술적 기여도, 채용, 승진, 연구비 심사 등에 사용하지 말자’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논문 숫자나 인용지수 중심의 연구성과 평가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비 심사나 연구성과 평가에 이를 사용치 말라는 정부 지침이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창 연구부학장은 “마땅한 대안도 없이 단순히 논문 숫자나 인용지수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계량서지학 지표나, 연구비 수주액, 특허나 기술이전 등도 각 지표 의미와 제한점을 충분히 고려하면 연구업적 평가에 유용한 보조 수단으로 쓸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실제 오랜 기간 연구성과를 평가해 정년 보장 심사나 학술상 수여 등을 결정할 때는 전문가 질적 평가를 같이 한다면 ‘H-index’, ‘i10-index’ 등을 영향력 평가 지표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김현창 연구부학장은 “이 경우 지표의 한계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교수의 연구분야나 논문 종류에 따라서도 인용도가 달라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수임용, 정년심사, 대형 국책과제 등은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라도 동료 전문가 또는 독립적 심의기구에 의한 질적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