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가 주간 발행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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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월간에서 주간으로 전환을 시도한 JKMS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년 동안 총 53개호를 발행하며 완전히 자리잡았다. 이 기간 실린 원고만 총 343편에 달한다.
사실 JKMS 주간 발행 전환을 앞두고 적잖은 우려가 있었다. 매월 나오던 학술지를 매주 발행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투고량과 편집, 출판 역량을 모두 갖춰야 하는 만큼 부담이 컸다.
하지만 총괄편집을 맡은 홍성태 간행이사(서울의대 기생충학교실)의 밤낮을 가리지 않은 노력과 대한의학회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켰다.
월간에서 주간 발행으로 편집하면서 온라인 학술지에 맞게 편집 양식을 변경하고 웹사이트와 글자체도 새로 디자인했다.
또한 독자 편의를 위해 쌍방향 PDF를 무료로 제공하고 투고시스템을 많은 해외 저명 학자들을 학술지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원고 대기기간이다. 기존 6~10개월에서 2~5개월로 대폭 단축함으로써 원고가 채택되면 4~5주 이내에 출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주간 발행으로 시사성 있는 의학 분야 주제에 대한 사설을 많이 발표해 국내 의학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해외 의학계와 신속하게 공유하게 됐다.
실제 故 임세원 교수 사망사건에 대한 사설, 홍역 유행에 관한 제언 기사, 라돈의 발암성 등에 대한 정론을 해당 사안이 발생한 직후 출간해 시의성을 확보했다.
JKMS의 주간 발행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현재 세계적으로 주간으로 발행되는 학술지는 NEJM, JAMA, Lancet, Science, Nature 등 7개에 불과하다. JKMS가 8번째다. 아시아에서 발행되는 의학학술지로는 최초다.
특히 고무적인 현상은 국내 의학자들의 투고 행태 변화다. 해외 학술지 투고 선호도가 JKMS로 조금씩 선회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게재되는 것은 아니다. 연간 JKMS에 투고되는 논문은 1200여편. 이 중 300편만이 게재된다. 채택율이 28.6%에 불과하다.
해외 연구자들 투고 비율도 전체의 26%를 차지한다. 다만 해외 논문들의 채택율은 5% 미만이다. 그만큼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홍성태 간행이사는 “국제학술지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해외 연구자들의 논문 게재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구색 보다는 내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미약하지만 향후 한국의 JAMA나 NEJM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JKMS의 성장을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JKMS는 지난 2016년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위원회(ICMJE,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의 정식 회원으로 선정됐다.
홍성태 간행이사는 “글로벌 학술지 정책을 결정하는 선도 그룹에 한국 의학학술지가 참여하게 된 것은 매우 명예스러운 일”이라며 “국내 의학계뿐 아니라 국가적인 경사”라고 말했다.
대한의학회는 JKMS 편집장인 홍성태 교수를 ICMJE 연차 회의에 파견할 예정으로, 2020년 회의를 서울에 유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