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무리한 가격을 요구하는 글로벌제약사에 국가 간 공동 대응 목소리를 높여온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불거진 인공혈관 문제에 적극 나선다.
2017년 10월 국내 시장을 철수한 고어사(社) 인공혈관의 국내 수급을 위해 관계부처와의 합동 노력과 함께 다른 국가 장관들과 대응체계를 만드는 일에 전력한다는 방침이다.
박능후 장관은 11일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다국적업체의 독점권 대책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고어사가 제공하는 인공혈관 제품은 희귀질환을 가진 심장기형 환아 수술에 꼭 필요한 제품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공급되지 않고 있어 수술이 연기되는 등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합동으로 미국의 고어사를 직접 방문, 현재 국내 소아심장병 환자들이 겪고 있는 상황과 그동안 치료재료 가격제도 개선 등을 설명하면서 한국 내 공급을 적극 검토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인공혈관은 현재 시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2~3년 후 소아심장수술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위해 적극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국적사 독점 횡포는 한 국가의 힘으로 대응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우선 인류의 건강행복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윤리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장관은 이 같은 문제에 우리나라가 1:1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WHO(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처음 문제 제기, WHO 차원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공동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다시 11월 ‘제11차 한·중·일 보건장관회의’에서도 일부 의약품 독점권을 이용한 일부 제약사의 과도한 가격인상 요구 사례를 지적, 적정약가에 대한 국제적 공조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박 장관은 “다시 5월 열리는 WHO 총회에서 공식 문제제기할 방침”이라면서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