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도 귀하다"…수련병원들 전공의 모시기
토크쇼·브이로그 등 다양한 홍보…'기피과 별정수당' 책정 포함 고육지책 마련
2022.11.14 06:1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구교윤 기자/기획 1전국 수련병원들 최대 관심사인 전공의 모집 시즌이 도래했다. 전공의 모집 결과는 한 해 인력농사의 흥망을 좌지우지할 뿐 아니라 병원 자존심이 걸린 주요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에 수련병원들은 벌써부터 예비 전공의들을 향한 구애작전이 한창이다. 코로나19로 본격화된 온라인 설명회부터 별정수당, 해외연수 지원은 물론 병원계 공공연한 비밀인 '어레인지(Arrange)' 등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전공의 모시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대형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전례 없던 대대적인 필수의료 살리기 지원책이 예비 전공의들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에 안착한 상황 속 인기과 판도 변화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36시간 근무제’ 실현 여부 등이 의료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3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올해 의료계를 시끄럽게 했던 이슈들이 전공의 모집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데일리메디가 6회 연속 기획으로 전한다. [편집자주]


① "한 명도 귀하다"…수련병원들 전공의 모시기

② 짬짜미 전공의 채용 ‘어레인지’ 옛말…공정문화 정착

③ 전공의↔수련병원 ‘36시간 연속근무’ 시각차 확연

④ 침울한 내외산소…"필수의료 관심과 전공의 별개"

⑤ 필수의료 도화선 신경외과 '전공의 수급' 주목

⑥ 코로나19 판데믹 넘은 ‘엔데믹’…변화하는 인기과 판도


2023년도 전공의 모집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수련병원들은 예비전공의 마음을 사로잡을 묘수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병원들은 교수가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지원을 독려하는 정론적 방법부터, ‘솔직함’을 앞세운 현직 전공의들의 Q&A, 브이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MZ세대 예비전공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형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으로 인해 필수의료가 국가적 사안으로 대두, 병원도 병원이지만 소위 기피과들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기피과 고심…‘별정수당‧해외연수’ 등 각양각색 유인책


‘필수의료과’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지원자를 확보하기 위한 애타는 노력은 빅5병원부터 지방 중소병원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 마음이다.


전북대병원은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 레지던트 지원 유도정책 일환으로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병원은 최근 몇 년째 레지던트 미달 사태를 빚고 있는 소아청소년과와 비뇨의학과, 핵의학과 등에 레지던트에 대한 '별정수당' 지급안을 확정했다.


병원은 소아청소년과 4년차를 제외한 1년차 2명, 비뇨의학과와 핵의학과 1년차 각각 1명 등 4명에 대해 앞으로 매월 1인당 100만원씩 추가 별정수당을 지급한다. 


외과와 흉부외과는 지난해 전북대병원 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추가수당을 지급하고 있어 제외됐다.


병원은 이번 별정수당 지급을 시작으로 스탭을 보장하고, 한시적 시범기간을 정해 해외연수나 프로그램 운영 등 육성수당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최근 레지던트 부족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이를 극복코자 별정수당을 지급키로 했다”며 “앞으로도 레지던트 지원 유도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필수의료 과목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예비전공의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빅5 병원을 포함한 수도권 대형병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진료과목과의 형평성 등을 위해 병원 차원에서 별도 혜택을 제공하진 않았지만, 기피과 내부적으로 여러 유인책을 마련해 전공의 지원을 독려하고 있다. 


빅5 병원 관계자 A씨는 “기피과는 국가 차원의 다양한 지원과 혜택이 있어 병원이 추가적으로 생활비 지원 등을 제공하진 않지만 과 내부적으로 많이 배려해 주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수도권 某대학병원 관계자도 “기피과는 한 해에 충원되면 한 명, 한 명이 너무 소중하다”며 “늘리기 위해 인턴들에게 당직을 한 번 제외시킨다는 등 유인책을 제시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토크쇼부터 브이로그까지…‘MZ세대’ 전공의 겨냥


수련병원들은 자료 화면을 띄어 놓고 각 진료과 교수가 설명을 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전공의  토크쇼나 일상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브이로그 등 재미를 가미한 홍보 전략이 눈길을 끌었다.


지원이 저조한 진료과의 경우 자체적으로 홍보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MZ세대가 중시 여기는 워라밸에 초점을 맞춰 예비 전공의들의 현실적인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먼저 아주대병원은 ‘전공의 모집 홍보 영상’을 선보였다. 아주대병원은 영상에 전공의 인터뷰를 담아 병원 장점과 비전을 어필했다. 


특히 출신 학교와 무관하게 공정한 선발 절차를 강조하는 대목이 시선을 잡았다. 타교생 출신이라고 소개한 인턴 K씨는 “자교생과 타교생 차별 없기로 유명해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기준 아주대병원 인턴 비중은 자교생이 55.9%, 타교생이 44.1%를 보이고 있다. 


영상에서는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비뇨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소아청소년과 등 비인과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파격적인 지원정책도 내세우기도 했다.

 

강북삼성병원은 ‘병원은 처음이지? 전공의들 찐 리얼인터뷰’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공유했다. 특히 강북삼성병원은 EBS 용경빈 아나운서를 사회자로 초빙, 토크쇼 방식으로 진행을 이어갔다.


토크쇼에서는 ‘병원 전공의들의 하루 일과는 어떨까?’, ‘전공의도 워라밸을 지킬 수 있을까?’ 등 수련환경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궁금증을 해소했다.



‘월급‧복지’ 등 일상 공유하며 예비전공의 지원 독려


세브란스병원은 ‘진짜 가슴에 손을 얹고 하는 솔직 토크’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전공의 유치에 나섰다. 특히 당직을 비롯해 월급, 복지 등 예비 전공의가 궁금해하는 현실을 담아내며 흥미를 더했다.


세브란스병원은 또 각 과별 상세한 정보를 담은 온라인 설명회 외에도 안과, 병리과, 소아청소년과, 내분비내과 등 진료과목 별로 홍보 영상을 별도로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전공의 하루’라는 브이로그를 공유하며 출근부터 퇴근에 이르기까지 전공의들의 ‘직장생활’을 담아냈다.


영상에 출연한 전공의 권 모씨는 식당, 헬스장, 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을 이용하며 자연스러운 홍보를 유도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역시 ‘인턴 모집을 위한 전공의들 솔직 토크를 공개합니다’라는 16분짜리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은 ‘지원동기’, ‘인턴 지원 시 성적 산출 방법’, ‘선택평가 점수기준’, ‘인턴 순환근무시 좋았던 병원’, ‘인턴을 다시 지원한다면? 등을 공통된 질문에 3인이 대답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교수와 인턴 사이 멘토멘티 프로그램 등 소속감을 다질 수 있는 교육 시스템과 명절 휴가비 등 상세한 복지 혜택을 담아 관심을 이끌었다.


영상에 등장한 인턴 J씨는 “모든 게 낯선 시절에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도움을 받으며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의사로서 함께 성장해가면 좋겠다”며 예비 전공의들 지원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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