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선기획단 출범···'의대 증원' 충돌 예고
유의동 정책위의장‧신현영 의원 합류···野 "총선 의식한 정책으로 심판"
2023.11.20 18:47 댓글쓰기

여야가 내년 4월 치러질 22대 총선을 150여일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총선기획단을 가동, 소용돌이 치는 의료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 후 치러지는 선거다.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패배의 씁쓸함을 겪은 여당은 총선 주요 의제로 김포시 서울 편입·공매도 금지 등과 함께 ‘의대 정원 확대’ 등 굵직한 의제를 띄우고 당 혁신을 위해 의료계 인사를 영입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의대 정원 확대를 비롯한 해당 의제들이 총선을 겨냥한 대책이라고 비판하며 정책심판을 꺼냈다. 이번 총선 여야 기싸움에서 특히 보건의료 분야가 눈에 띄는 이유는 여야가 총선 준비와 동시에 각각 지역 및 필수의료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기 때문이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국립대병원 중심 지역 필수의료 육성 방침을 밝히고 정부도 ‘지역·필수의료 체계 혁신 전략’을 발표한 이후 지역·필수의료 회생은 여야 공통 핵심과제가 됐지만  방향성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편집자주]  


국민의힘 지역·필수의료 혁신 TF, 의대정원 확대-의료사고 부담 완화 '패키지' 추진 


국민의힘은 지난 11월 6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만희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한 12명의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켰다. 당연직인 사무총장 외에 서울과 수도권, 여성과 청년을 위주로 구성했다.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은 이기는 공천, 공정한 공천, 질서 있는 공천을 목표로 핵심 정책 공약을 개발할 방침이다.  


같은 날 오전 ‘지역·필수의료 혁신 TF’를 본격 가동했다. TF는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인 유의동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의료계 인사들을 민간 위원으로 대거 영입했다. 유 위원장은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에도 적을 두고 있다. 


이날 TF는 정부 의대 정원 확대를 필두로 하는 '지역·필수의료 체계 혁신계획'을 철저히 뒷받침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의료사고 시 의료진 법적 부담 완화 및 보상 강화 등 의료계 숙원과 함께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대 정원 확대를 ‘패키지’로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늦은 만큼 실효적이고 시행착오가 없는 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대한민국 의료서비스는 한계에 도달해 있다”고 말했다. 


유의동 TF 위원장은 “국민들이 병원 찾아 삼만리를 해야 하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우수 인재의 의대 블랙홀 속에서도 벌어지는 의사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의원(간사)을 비롯해 김미애·조명희 의원, 교육위원회 간사 이태규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송언석 의원 등이 TF에 참여한다. 


민간 위원으로는 정성운 부산대병원장, 윤을식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 교수,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회장이 합류했다. 이로써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보던 전문가와 충분하다고 주장한 전문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앞서 국민의힘 혁신 지휘봉도 의료계 인사가 잡으며 이목을 끌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된 대한민국 특별귀화 1호인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민심과 괴리된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겠다”며 대대적 혁신을 천명했다.


민주당 TF, 수도권 병상 통제·지역의사제 도입 추진


더불어민주당도 10월 6일 총선기획단 첫 회의를 가지고 윤 정부 의사 정원 확대 등 국정현안 관련 폭정을 심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민생·미래·혁신’을 전면에 걸고 총선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의에서는 이재명 대표와 인선이 완료된 13명 중 11명이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도 총선기획단에 합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첫 회의에서 “이번 선거를 윤석열 정권의 오만한 폭정을 심판하고 위기에 놓인 민생을 구하는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당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실효적인 대안을 제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김포 서울 편입 관련 해명을 정부에 촉구하면서 “큰소리친 교육·노동·연금 개혁 중 하나도 성과를 못 내고 의대 정원 문제도 폼만 잡고 미뤄버린 윤석열 정부의 실력으로는 김포 편입 난제를 풀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역시 총선기획단 출범 이틀 뒤인 10월 8일 ‘공공·지역·필수의료 살리기 TF’를 출범시켰다. 


TF 단장을 맡은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의대 정원 확대처럼 여야가 오랫동안 추진해온 정책을 국면 전환 또는 선거 등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이 열망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기회로 삼고 정부는 빨리 계획과 확대 정원 규모를 발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앞서 국민의힘 TF가 밝힌 ‘응급실 뺑뺑이’·‘소아과 오픈런’·‘원정출산’ 등 해결을 위한 의사 부족 해소 방향성에 대해 민주당 TF 역시 공감하고 있지만, 민주당 TF는 근본적으로 지역에 의사가 남을 만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 TF의 활동 방향은 ▲수도권 병상 통제 ▲지역의사제 도입 ▲국립의전원 설립 ▲의료기관 인력기준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앞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와 여당이 “보궐 선거 패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다급히 의대 정원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주장해왔다. 


정부가 수요 조사와 검토를 이유로 의대 증원 규모를 명확히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당이 주장해온 지역의대·공공의대 신설 등은 심지어 정부 계획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선거 패배로 야기된 불리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의대 정원 문제를 졸속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과 함께 의사들 눈치 보기에 급급해 정책 발표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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