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앞으로 병원홍보가 풀어야 할 과제는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방식을 찾아나가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한 ‘국제 병원 및 의료기기산업 박람회(K-HOSPITAL 2018)’에서 지난 10일 데일리메디가 개최한 ‘위기관리 병원홍보 전략 세미나’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동아일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사진 左]는 ‘의료 이슈로 본 위기 대처와 홍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병원 홍보위기 대응법, 위기 속 언론 대응법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위기 대응방법으로 그는 긴급 브리핑과 정보 일원화를 꼽았다.
그는 “위기가 감지됐을 때 빈도와 상관없이 신속하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이와 동시에 내부적으로 대응책에 대해 사전조율 및 향후 대외 소통에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일원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원화는 쉽지가 않다. 따라서 위기 초기단계에서 열리는 특정 쟁점에 대한 대언론 브리핑이나 간담회에는 반드시 책임자가 참석해 정확히 설명하고 해결 방안이나 대책을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이보다 좋은 일원화는 없다”고 언급했다.
또 위기상황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진한 기자는 “위기상황 해결시 피해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무책임하다고 태만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병원 위기 대응 사례로 그는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사망사건을 들었다. 그는 이 사건에서 병원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이대목동병원은 신생아 사망사건이 발생하고 즉각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빠른 조치를 취했지만 유족들과의 첫 간담회는 5일 뒤에 가졌다. 환자 측에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못했고 그사이에 각종 의혹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이대목동병원의 위기 대응에 방식을 지적했다.
그는 또한 “신생아 사망사건 발생 54일이후에야 유족들을 만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다. 병원 측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갈등을 풀었어야 했다.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환자에 설명해야 한다. 적극적인 해명과 대화가 필요했다”고 조언했다.
이진한 기자에 이어 EBS 명의 CP인 김병수 EBS 前 제작본부장(명의 CP)[사진 右]은 ‘병원 홍보, 그리고 명의 제작 방향’의 연자로 나서 "병원 홍보의 대상과 목적을 항상 염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병원홍보는 특히나 공급자가 알리고 싶은 것들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수용자 관점에서 어떤 정보를 원할지, 누구를 타깃으로 해야 하는지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CP는 “병원의 주 이용 대상은 50대 이상 장년층”이라며 “60대 이상의 노년층과 그들의 자녀가 가장 큰 타깃이다. 따라서 주 타깃층을 30~50대로 설정하고 그들에 맞는 홍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을 주로 이용하는 30~50대의 공통점은 인터넷 사용이 많고 SNS 활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을 꼽았다.
따라서 기존의 버스, 지하철역 광고 등 아날로그 시대 홍보 방법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고객들을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병수 CP는 “디지털 시대의 병원홍보는 공유를 통해 확산될 수 있는 채널에 집중돼야 하고 개별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개인 맞춤형이 돼야 한다”면서 “이 방법들은 기존의 아날로그 홍보 대비 비용은 적되 효과는 크다. 제대로 해서 이 효과를 거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발표는 인터엠디 컴퍼니 최유환 대표[사진 左]가 맡아 ‘디지털 헬스케어시대의 디지털 홍보’를 다뤘다.
그는 "디지털 헬스케어시대에는 홍보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유환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시대의 소비자는 스스로 정보를 찾고 결론에 도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크게 보면 ‘공유’와 ‘검색’이라는 행동이 두드러진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집단지성(Social Intelligence)을 찾는다. 정답이 아니라 나와 같은 사회 일원들이 맞다고 하는 답(答)을 찾는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의 홍보자 인식과 업무 수행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최 대표는 “홍보 담당자는 이런 디지털 시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메시지 빈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한 가지 영상도 여러 채널을 통해 전달하고 지속적으로 유통하려 한다. 메시지 빈도만 많은 쪽으로 치중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홍보하는 사람과 달리 받아들이는 소비자는 너무 반복적으로 접하는 정보에는 피로감을 느낀다. 홍보하는 사람이 느끼는 강박관념과 소비자의 피로감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메시지의 빈도수보다 집중도에 치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기존과 동일하게 니즈(Needs)를 찾고 메시지를 전달해서는 안 된다.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병원홍보의 패러다임을 변화하기 위해서는 홍보팀원들이 직접 공유와 검색에 참여해서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 소비자의 일원이 돼야 한다는 조언을 남겼다.
그는 “소비자에 섞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디지털 매체는 각각의 특성이 뚜렷하고 10년 후를 예측할 수가 없다. 일원이 돼서 경험해야만 한다. 각 매체를 직접 경험해 소비자들이 매체별로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