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2020년 수가협상이 오는
5월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의료계는 벌써부터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 최적의 전략으로 정부의 건보재정 곳간을 열어내겠다는 각오다
.
더욱이 올해는 ‘문재인 케어’의 본격 시행이 예고돼 있는 만큼 의료계로서는 수가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미 지난 연말 수가협상단을 구성하며 2020년도 수가협상에 임하는 결연한 각오를 보였다. 통상 2~3개월 전에 협상단을 꾸렸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른 준비다.
의협 수가협상단은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을 단장으로, 연준흠 보험이사,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박진규 부회장 등이 포함됐다.
협상단은 최근 첫 회의를 갖고 전략 등을 논의했다. 2019년도 협상이 결렬되며 2.7% 인상안을 떠안 듯 받아야 했던 만큼 올해는 심기일전의 자세로 임하는 모습이다.
이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기초 통계자료를 요청했고, 이를 토대로 협상 테이블에서 제시할 논리와 인상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의협은 큰 틀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읍소함과 동시에 개원가 고용창출 효과를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복안이다.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이 심화되면서 개원가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현상을 수치로 제시, 단순히 우는 소리가 아님을 증명해 내겠다는 각오다.
실제 총급여비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20%대가 무너졌다.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대형병원 환자쏠림이 심화된 탓이라는 게 의협의 판단이다.
문재인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도 개원가의 고용효과를 강조할 예정이다.
전국에 3만1564곳의 의원이 있고, 근무 직원을 한 곳당 4명으로 잡으면 대략 1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분서기다.
의협 고위 관계자는 “의원이 어려워지면 결국 지역 경제나 고용지표가 나빠질 수 밖에 없다”며 “국민경제 차원에서도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도 내년도 수가협상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막판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며 역대 두 번째로 양호한 2.1% 인상안을 관철시킨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특히 단편적인 수가 인상을 얻어내기 보다 현행 수가계약 체결방식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최근 ‘수가계약제도 개선 및 2020년도 병원급 환산지수 산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금액은 3000만원으로,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병원 경영환경 실태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통해 적정 수준의 환산지수를 산출하기 위함이다. 즉 수가협상 테이블에 들고 나갈 수가인상안 도출 작업이다.
무엇보다 병협은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놓을 환산지수를 미리 예측해 수용 가능성과 협상 가능성을 동시에 제고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건보공단이 추진 중인 수가계약 체계 개선과 관련해 병협 차원에서 구상하는 개선 방안도 이번 연구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병협 고위 관계자는 “국민 1인당 의료비 18% 감소를 목표로 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이 본격화 되는 만큼 의료기관들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문재인케어 전제조건은 의료기관의 손실 보전이 돼야 한다”며 “공급자를 옥죄는 방식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최근 5년 간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인상율은 2015년 3.0%, 2016년 2.9%, 2017년 3.1%, 2018년 3.1%, 2019년 2.7%였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2015년 1.7%, 2016년 1.4%, 2017년 1.8%, 2018년 1.7%, 2019년 2.1%의 인상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