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3일 전국 병·의원에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가 시작됐다.
지난달 오미크론 우세지역이었던 광주·전남·평택·안성 지역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정 병의원을 중심으로 오미크론 변이 대응체계를 시범 운영한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으로 확대 적용했다.
데일리메디 확인 결과, 일찌감치 동선 분리 및 검사 키트·방호복 구비를 완료한 곳은 밀려드는 검사자를 분주하게 받는 한편 명단이 공개됐음에도 준비를 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은 208곳이다.
평소 호흡기 환자를 진료해왔기에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이비인후과의원이 대다수 포진됐다. 소아청소년과·내과·가정의학과 의원 등도 포함돼 있다.
서울 소재 A이비인후과의원은 시행 첫날 방문한 검사자들로 인해 매우 분주했다.
이곳은 예약제를 통해 검사자를 받고 있으며 한명씩 검사실에 들어가고, 검사가 끝날 때 마다 환기와 소독을 했다. 원장이 페이스쉴드 및 방호복 등을 착용하고 직접 검사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서울 소재 B이비인후과의원은 직원 모두가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으며, 검사자와 일반환자가 다른 공간에서 대기한다.
해당 의원 관계자는 “오늘 첫날이라 그런지 검사자가 많다. 아직까지 PCR검사까지 해야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신속항원검사 및 PCR 검사를 모두 시행하느라 아비규환이었던 곳도 있다.
늦은 시간 연락이 닿은 서울 소재 C의원 관계자는 “동선 분리를 해뒀지만 검사를 위해 건물 앞에 50명씩 줄을 서 있으니 일반환자는 당연히 한명도 안 왔다”면서 “결국 동선 분리는 실패한 셈”이라고 토로했다.
해당 의원에서는 이날 PCR검사도 10건 이상 진행했는데, 신고 및 청구 절차가 복잡해 말 그대로 ‘업무 마비’ 상태가 됐다는 전언이다.
이곳 원장은 “PCR 검사 자체는 힘들지 않지만 검사 중, 검사 후 결과를 입력하고 질병청과 보건소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입력 오류가 나고, 절차도 복잡해 도저히 바로 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의원 문을 닫고 신고 및 보험 청구 절차를 하고 있는데 보건소는 벌써 문을 닫았다”며 “PCR 검사자에게 검사 관련 통보도 개인적으로 해야하는데 막막하다”고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명단 공개돼 검사 문의 오는데 키트 없어 발만 ‘동동’
당초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343곳이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까지 관련 준비를 마치지 못해 지정되지 않은 곳도 100곳이 넘는다.
더구나 이날 지정 의료기관 명단에 공개돼 문의 전화를 받았지만 검사자를 못 받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소재 D이비인후과의원은 동선 분리를 완료했는데, 주문한 키트와 보호구 등이 도착하지 않았다. 이곳 관계자는 “문의전화가 정말 많이 왔다. 입원실을 활용해 검사공간을 마련했고 예약제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소재 E 소아청소년과의원도 주문한 키트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곳 관계자는 “원장과 검사를 돕는 직원이 수액실과 주사실에서 따로 검사할 예정인데, 주문한 키트가 오늘 온다더니 언제올지 모르겠다”며 “마련한 방호복은 사이즈가 하나인데 너무 커서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남 소재 F내과의원은 키트를 마련해놨지만 이날까지 동선 분리 방식을 확정짓지 못해 검사자를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이용자는 해당 병·의원이 어떤 검사까지 가능한지, 재택치료도 되는지를 직접 가보거나 전화로 문의하지 않고선 알기 어려운 만큼 이를 구분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