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검사를 통한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단법이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정확도가 충분히 높지 않다는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혈액 검사로 진단하기 애매한 환자만 분류해 전체 진단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 제시됐다.
스웨덴 예테보리대 신경과학및생리학연구소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마커인 ‘p-타우217’을 활용해 환자를 세 분류로 선별한 뒤 진단이 불확실한 집단만 뇌척수액 검사로 연계하면 비용효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뇌척수액(CSF)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진단은 정확하지만 뇌척수액을 허리뼈 사이로 바늘을 넣어야 하는 침습적인 방법이라 환자나 보호자에 거부감을 준다.
이를 대신해 간단히 혈액 내 특정 인자를 탐지해 진단하는 혈액 검사가 각광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에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액에서 p-타우217가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알츠하이머병을 확진하는 데는 정확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예테보리대 연구팀은 혈액 검사로 진단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이 확실한 경우와 그렇지 아닌 경우, 그리고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 등 3개 집단으로 분류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중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집단만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하면 전체 알츠하이머병 진단의 비용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348명을 대상을 위험이 낮은 집단, 중간 집단, 높은 집단으로 나누는 1차 선별검사를 시행했다. 이 검사는 혈액 내 p-타우217 검출 결과와 더불어 환자의 나이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자 변이인 ‘APOE e4’ 검사 결과를 복합 계산하는 모델로 이뤄졌다.
그 결과, 민감도와 특이도를 모두 97.5% 설정한 경우 위음성 6.6%, 위양성 2.3%로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1차 선별검사에서 41%의 환자가 중간 집단으로 분류됐으며 이를 통해 뇌척수액 검사 수를 61.2%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p-타우217을 기반으로 한 1차 선별검사를 활용하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정확하게 분류하면서 뇌척수액 검사 필요성은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 8월 31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