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경찰은 뭐하냐' 목소리 높인 김용익 이사장
이달 15일 건보공단 국감장, '특사경 해법 식상' 등 사무장병원 고성 오가
2021.10.16 06:41 댓글쓰기
출처=전문기자협의회
[데일리메디 구교윤 한해진기자] 올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는 '사무장병원' 이슈로 점철됐다.

사무장병원의 부당청구 급여 환수 문제는 이미 여러차례 지적된 바 있으나, 올해는 특히 정치 이슈와 맞물려 국회와 정부 측 모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는 건보공단과 심평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건복지부 국감에 이어 이날도 사무장병원에 대한 질의가 줄을 이었다.
 
복지위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사무장병원이 지난 10년간 부당청구해온 액수가 3조5000억원에 이른다. 그런데 이를 환수한 비율은 5.5%에 불과하다. 건강보험 재정 손실이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용익 이사장은 “사무장병원들은 재산 은닉을 하는 경우가 많고 공단으로서는 금융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환수 문제는 공단도 간절히 원하는 일이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돌파구의 하나로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추진 중이나 아직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달곤 의원(국민의힘)도 “문케어가 성공하려면 다빈도 이용자 대책 마련, 사무장병원과 같은 불법의료기관 미추징 금액 단속, 2%의 가입자가 건보재정의 40%를 사용하고 있는 현상을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비해 상황이 나아진 것이 없다. 공단의 책임이 큰 것 아니냐”며 “권한 없다, 특사경 필요하다는 얘기 하지 마라. 경찰국가 만드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사무장병원의 부정수급 요양급여 환수 논의는 매해 나온 지적이나, 올해는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장모가 사무장병원 운영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논쟁이 불거졌다.
 
실제로 최종윤 의원이 사무장병원과 관련된 질의를 하면서 "(윤 후보가) 소송에 깊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반드시 환수를 받아야 한다"고 밝히자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강기윤(국민의힘)의원이 "국감에서는 수사중인 내용은 다루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윤 후보가 깊이 개입돼 있다는 발언을 취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감에서는 어떤 말이든 할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서로 목소리가 높아져 한시간 가량 감사가 정회되기도 했다.
 
의원들 뿐만 아니라 김용익 이사장도 유래없이 격한 모습을 보였다.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사무장병원에 대한 법적 조치가 엄중해져야 한다. 윤 후보의 장모 최씨 사건이 계속 거론되는 이유는 사무장병원이 여러 권력형 비리들의 창구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국민들의 불안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용익 이사장은 “사무장병원은 비윤리적인 범죄이며 환자 생명을 담보로 사기행위를 하는, 인권과 관련된 문제다”며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검찰은 왜 수사하지 않느냐. 경찰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몇 해째 특사경 법안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집중 포화를 당한 데 대한 부당함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사무장병원은 애초에 범법을 작정한 이들이 운영하는 것이다. 공단이 수사권도 없고, 금융자료를 볼 수 있는 권한도 없어 특사경 권한이라도 주면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격양된 어조로 호소했다.
 
그는 또한 “사무장병원에 대해 막상 수사권이 있는 곳에서는 이를 외면하고 경시하고 있지만, 작은 문제가 절대로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공기관도 보험사에게 데이터 달라고 해라”
 
한편 최근 실손보험과 맞물려 과잉수술 비판을 받고 있는 백내장 수술과 관련, 민간보험사의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국감에서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이용호 의원(무소속)등 여러 의원이 과잉 백내장 수술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허종식 의원은 “최근 보험사에서 건보공단과 심평원에 데이터 제공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러면 반대로 심평원에서도 민간보험사에게 데이터를 요청하면 어떻겠느냐”고 밝혔다.
 
허 의원은 “보험사가 국민 의료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품을 만들었듯, 심평원이 반대로 민간보험사에게 데이터를 제공받아 백내장 수술 등의 현황을 파악하면 대책 마련이 더 쉬워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선민 원장은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으면 백내장 수술과 같은 부분에서 지출 파악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허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구교윤·한해진 기자 (hjhan@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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