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못잡고 등 돌린 의협-병협 '감정 악화'
포괄수가제 관련 건정심 입장 상반…'병협, 다가올 의료재앙 책임'
2012.05.30 20:00 댓글쓰기

오는 7월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으로 의-정 충돌이 악화일로 치닫고 있는 것도 모자라 의협과 병협의 갈등으로도 번지면서 점입가경으로 꼬여가고 있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의료계가 사분오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분위기다.

 

30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예정대로 7월부터 충수절제술(맹장수술) 등 7개 질병에 대해 포괄수가제를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예상대로 의협은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의협은 병협의 행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중대형 의료기관의 경영자단체인 병협이 건정심에서 찬성을 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다.

 

일각에서는 "또 동료와 싸워야 하는 것인가"라며 "최근 수년 전부터 보여온 건강보험수가 협상 전략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포괄수가제도 마찬가지"라며 불편한 심경을 피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의협은 "병원 경영자들은 원가절감을 강력히 시행하면 인상된 수가로 인해 당장은 경영상의 이득을 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대다수 대한민국 의사들은 '학문적으로 검증된 전문의학지식'과 '의사의 양심'에 따라 환자를 진료하기를 원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정부의 회유와 압박에 타협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의협은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 이후 총액계약제가 한 발 더 앞당겨지도록 하는데 기여한 병협 관계자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앞으로 다가올 의료재앙에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의총도 이날 "의협의 결정을 무시하고 대다수 의사들의 의견을 저버리는 결정을 내린 병협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사실상 갈등이 불가피함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의문을 가져오던 의료계 현안들에 대한 병협의 확실한 입장을 묻고 싶다"면서 "병협은 의협과 대다수 의사들이 그토록 반대해온 포괄수가제 강제시행에 찬성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공개질의했다.

 

이어 전의총은 "병협은 수련교육을 통해 의료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의료기관 대표들의 단체인가, 돈벌이에만 급급한 경영자 단체인가"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병협 "의협 건정심 탈퇴 자충수" 반박

 

하지만 병협도 의협의 건정심 탈퇴 등을 비롯한 행보에 "자충수를 두는 것이며 정치적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정면 반박하고 있다.

 

건정심 참여위원인 병협 관계자는 "병협이 급작스럽게 찬성을 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7개 질병군에 대해서는 합의가 됐기 때문에 의협의 건정심 탈퇴 등을 비롯한 반발은 그 동안 논의됐던 것을 뒤집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건정심을 탈퇴한 것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관계자는 "건정심을 탈퇴하게 되면 여론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전임 집행부가 합의한 사안을 현 집행부가 이토록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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