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은 의사단체 아니고 복지부 대신 보복부 통칭'
노환규 의협회장 '건정심 탈퇴 늦었지만 집행부 믿고 맡겨달라'
2012.06.01 11:39 댓글쓰기

앞으로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가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를 의사단체로 인정하지 않고 경영자 단체로 인정하겠다고 천명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복지부'가 아닌 '보복부'로 공식 통칭키로 결론지었다.

 

노환규 회장은 1일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지난 31일 상임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노 회장은 먼저 "2002년 제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설립 초기부터 문제가 있었기에 재구성을 요청하거나 일찍이 탈퇴를 했어야 했다"며 "10년간 갖은 횡포를 견디고 이제야 탈퇴한 것은 매우 늦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건정심은 특히 수가협상에서 실패하는 경우 일방적으로 벌칙을 적용해 정부측의 최종 제안 수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결정하는 비상식적인 횡포를 저질러왔다"고 주장했다.

 

구조적으로 전문가 단체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로 돼 있고 이로 인해 '의료계와 합의했다'는 명분과 구실을 제공하는 요식 행위의 들러리 기구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에 대한 정부의 행보를 거세게 비난했다.

 

노 회장은 "복지부는 의사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건정심의 구성을 악용해 의협이 줄곧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을 반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표결로 밀어붙였다"며 "더욱이 의협이 합의했다는 허위 사실을 반복해서 언론에 공표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건정심, 국민건강 위한 의결기구 아닌 정부 정책도구 전락"

 

노 회장은 "이로써 건정심이 국민건강을 위한 의결기구가 아니라 정부 정책 도구로 전락한 사실을 주지하며 건정심 탈퇴를 결정했다"며 "정부는 유일한 제도 당사자인 의사단체가 불참했음에도 무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병원협회에 대한 날선 감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노환규 회장은 "포괄수가제가 총약계약제의 교두보라는 사실을 명백히 인지하고 있는 병협이 대다수 의사들이 힘써 저지하고 있는 이 제도를 찬성했다는 것은 병협이 본질적으로 의사단체가 아니라 경영자 단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의협은 병협이 경영자의 입장을 대변할 뿐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학교수와 봉직의, 전공의 등의 권익이 그 동안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는 사실에 주목, 이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집행부를 믿고 맡겨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노환규 회장은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의 부당성에 대해 강력히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며 "의료의 질 저하가 불 보듯 뻔한 제도를 보장성 강화라는 정치적 목적의 선심성 정책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회장은 "국민의 시각과 정부의 태도, 내부의 무관심과 나약함을 동시에 바꿔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만큼 현 집행부는 강하게 단결해 의사 모두가 간절히 원하는 의료 제도를 바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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