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 확대되면 의사들 제로섬 게임'
김기성 회장 '마취수가 형편없는데 엎친데 덮친격'
2012.06.13 20:00 댓글쓰기

안과, 이비인후과, 외과, 산부인과 등이 포괄수가제 확대 적용을 반대해 응급수술을 제외한 수술을 거부키로 천명한 가운데 타 과 역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김기성 회장은 20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포괄수가제가 확대 적용되면 일차적으로는 외과, 산부인과, 안과, 이비인후과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겠지만 마취통증의학과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성 회장은 "모든 수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진료과가 마취통증의학과"라면서 "의료계 전체적인 방향이 설정된다면 각개전투보다는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진료 포기에 있어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회 내부적으로는 현행 마취수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는 상황에서 DRG까지 시행되면 마취통증의학과는 더욱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기성 회장은 "일선 개원가에서 수술을 하려면 인건비, 재료비를 제외한 타비용, 즉 시설비나 그 외에 투입되는 기회비용이 고려돼야 하는데 이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 현 의료정책의 주소"라고 지적했다.

 

시설 및 투자비 등도 감안해줘야 하는데 마취수가 역시 형편없다보니 단편적인 대책만 나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문이다.

 

김기성 회장은 "포괄수가제를 이렇게 정부가 다각적인 고민없이 강제 적용한다면 안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뿐만 아니라 다른 과들도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앞으로 '제로섬' 게임으로 벌어질 의료계에 대해 더욱 고개가 떨구어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기성 회장은 "민간 보험사만 배불리게 될 것"이라면서 "더욱이 포괄수가제가 시행된 후 병원끼리 서로 경쟁하면서 공멸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이미 진료비 정액제로 제한돼 있는 환경에서 의사들은 각자 살아남기 위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성 회장은 "단순히 포괄수가제가 의료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주장 외에도 향후 벌어질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려야 한다"면서 "일부분만을 고려한 채 포괄수가제 저지를 막는다면 국민들을 설득하기에 다소 힘에 부칠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단, 무조건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정부와 대화 창구를 열어놓는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국민들에게도 논리적으로 접근해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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