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관심 많은 '메디텔' 대학병원은 외면
'활성화 위해선 세제혜택·제도개선 등 정부 실질적 지원 확대돼야'
2013.06.27 20:00 댓글쓰기

최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호텔과 병원을 결합한 '메디텔'을 두고 사업 추진 당사자인 호텔과 병원 관계자들이 고개를 저었다.

 

경기도가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한유월드 의료호텔 사업추진 토론 및 설명회'에서 이들은 현실적으로 상충되는 이해관계와 법적 제도 미약을 지적했다.[사진]

 

먼저 호텔 관계자들은 "대학병원과 같은 대형병원들이 호텔과 연계한 메디텔 건립에 관심이 없다"고 토로했다.

 

일산 한류월드 내 호텔을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류월드호텔 이인철 이사는 그동안 메디텔 설립을 두고 의료기관들과 가졌던 미팅에서 느낀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 이사는 "진료 및 건강검진 등을 받으러 오는 환자들을 우리 호텔에 유치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병원들 반응이 부정적이었다. 병원에서 생각하는 메디텔 개념은 병원 바로 옆에 위치하는 호텔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대학병원 등과 같이 자본력이 있는 병원의 경우 주변에 호텔을 스스로 경영하길 원하지 기존 호텔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일산백병원 황성호 건강증진센터 사무장은 "서울은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일산만 하더라도 병상가동률이 100%가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병원들이 메디텔에 관심을 보일지는 미지수"라고 답했다.

 

이어 황 사무장은 "병상가동률이 100%가 된다고 해도 병원은 증축을 먼저 고려하지 호텔과 연계해 환자를 유치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가 의료관광을 신성장동력으로 홍보하는 것에 비해 실질적인 지원이 적다는 점도 지적됐다.

 

한류월드호텔 이 이사는 "외국의 경우 메디텔을 건립하면 세제 혜택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지원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SM진덕산업의 이우용 사업팀장 역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이 팀장은 "메디텔 설립에 관한 법 제도 자체가 아직 미비하다. 뭔가 추진하려고 알아보면 개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이 같이 법적 제도가 미완성으로 남아있으면 호텔 부대사업으로 의료기관을 유치하기 보다는 기존 웨딩 등의 고전적 사업을 유치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메디텔'에 대한 정확한 관념을 세우지 못하는 지적도 나왔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관계자는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메디텔에 요구되는 사항이 다르다. 태국의 경우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복합문화센터가 유치됐고, 미국의 경우 암과 같은 중증환자들을 대상으로 호텔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메디텔'이라는 개념만을 앞세워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를 구분하지 않고 '외국인환자'를 유치하는데만 초점을 맞춰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쓴소리에 경기도 한류월드사업단 유소정 팀장은 "사실 메디텔이라는 것이 호텔과 병원을 연계한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라 많은 논의와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늘과 같은 토론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서로의 시각을 좁혀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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