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대통령 보고 3대 비급여 개선안
점진적 급여화 추진…구체적 방안은 건정심서 논의
2014.02.10 20:00 댓글쓰기

[해설]보건복지부가 1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3대 비급여 개선안'의 핵심은 비급여의 급여화에 방점을 찍었다. 선택진료의사 수를 대폭 줄이고, 일반병실 기준을 확대해 환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비급여 영역인 3대 비급여를 급여권으로 포함시키는 대신 병원계 손실분은 보존해준다는 원칙도 공개했다. 이는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도' 등의 새로운 수가를 신설해 의료서비스 질과 난이도 등을 종합해 보상하는 일종의 질(質) 평가를 전제로 한다.

 

이는 환자부담 완화와 병원계 손실 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도 의료서비스 질을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병원계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세부 시행계획을 논의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뜨거운 논쟁이 예상된다.

 

3대 비급여 개선으로 예상되는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선택진료의사 30% 축소 골자


복지부의 3대 비급여 개선안에 따르면 선택진료의 경우 병원별 80% 수준의 선택진료 의사를  2016년까지 진료과별 30%로 줄인다.

 

세부적으론 선택진료 의사를 3명 이상부터 3명 당 1명으로 제한한다. 이렇게 되면 선택진료 자격이 되는 10년 이상 전문의가 1~2명에 불과한 진료과는 선택진료 의사를 지정할 수 없다. 3~5명인 경우에도 선택진료 의사를 1명 이내로 지정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올해는 선택진료비 금액을 평균 35% 축소한다. 2015년에는 선택진료 의사를 병원별 80%에서 65%(3명당 2명), 2016년에는 진료과목별 65%에서 30%(3명당 1명)으로 대폭 줄인다.

 

2017년에는 건강보험에서 보상하는 가칭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도'로 완전히 전환시켜 비급여 형태의 선택진료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런 계획대로라면 현행 9900여 명(2013년도 기준) 수준의 선택진료 의사는 2015년 7700여 명, 2016년에는 3300여 명으로 대폭 감소한다.

 

선택진료 의사가 대거 몰린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5700여 명이던 것이 2015년에는 4400여 명, 2016년에는 2000여 명 수준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선택진료 의사가 대폭 줄면서 병원계 수입 감소는 불가피하다. 올해만 5100여억 원, 2015년 2200여억 원, 2016년 4500여억 원, 2017년 3500여억 원의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

 

복지부는 이를 새로운 수가 신설과 개편으로 보상해준다는 원칙을 세웠다. 올해는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고난도 수술·처치·기능검사 등에 3500억원, 중증환자 의료서비스 향상에 수가 조정 형태로 1600억원을 보상할 계획이다. 의료서비스 향상은 암 진료 협진, 가정간호와 수혈관리 등이 포함된다.
   
2015년은 환자 감염과 안전관리 1200억원, 병원별 수가(의료질향상분담금) 신설 5000억원, 진료협력병원 간 협력진료 수가 신설에 500억원을 투입한다.

 

2017년에는 전문진료의사 가산 방식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함에 따라 3500억원의 재원이 든다. 의사의 전문성과 환자 병원선택 기준, 진료과 의사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산이 이뤄지는 형태다.

 

이 중 고난도 수술과 의료질 향상, 환자 감염 및 안전관리, 협력진료 수가는 건강보험에서 80% 지원한다. 병원별 수가와 전문진료의사 수가는 건강보험에서 50% 지원하는 방식이다.


일반병실 기준 6인실→4인실


상급병실료 개선방안의 핵심은 일반병상을 현행 6인실에서 4인실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일반병상 비율을 74%에서 82%로 확대해 환자 편의성과 진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환자들이 선호하는 상위 5개 병원은 일반병상이 59%에서 62%로 증가하는 데 그친다. 복지부는 이런 사정을 고려해 2015년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상 의무비율을 50%에서 70%로 샹향 조정할 방침이다.

 

상급종합병원 일반병상 비율은 평균 65%에서 76% 이상 확대하고, 상위 5개 병원은 현행 59%에서 70% 이상으로 확대하게 된다.

 

복지부는 현행 의료기관 일반병상이 6인실 체제인 점을 고려해 4인실 수가를 충분히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기본입원료 대비 5인실 130%, 4인실은 160%로 수가체계를 설계했다. 이렇게 되면 4인실을 운영하는 게 6인실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다만 제도 개선 이후 급격한 4인실 전환을 방지하고자 기본입원료 병상비율을 50%로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변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중환자실과 격리실, 무균치료실, 신생아실 등의 특수병상 수가는 50%에서 70% 수준으로 대폭 인상키로 했다.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 4인실을 이용하는 환자 입원료는 현행 10만7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감소한다. 환자부담은 6만7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포괄간호서비스(간병)는 2017년 전체 의료기관의 70%, 1개 병동 이상이라도 이 서비스를 적용하면 7만656병상(전체 병상의 25%), 157만명(전체 환자 수의 25%)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신규 간호사를 7000명 추가 확보하고, 간호대 정원을 지속해서 늘릴 계획이다. 


3대 개편안 부작용은 없나


복지부가 3대 비급여를 개편하면서 병원계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당근책을 제시했으나,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선택진료의 경우 보험이 적용됨에 따라 특정 의사에게 환자가 더 몰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형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비용 부담이 크더라도 유명한 의료진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문진료의사 가산방식, 병원별 수가 등은 우수한 의료서비스에 보상한다는 원칙임에도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건정심에서 이를 논의하다 보면 이견 발생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손영래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병원 손실분은 100% 보상한다는 원칙하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급병실료 부작용으로는 이른바 '병실 로또'라는 지적도 나온다. 상위 5개 병원은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일반병실이 부족하다. 일반병상 비율을 맞추려면 2인실까지 기준병상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 2인실과 4인실을 쓰는 환자가 동일한 비용을 부담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복지부도 이런 부작용을 인정하고 있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복지부는 지역별 병상 총량관리제 등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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